삼성중공업 캐나다 시더(Cedar) FLNG/그래픽=김지영 |
한화오션이 삼성중공업에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 상부 구조물을 제작해 공급한다. LNG(액화천연가스) 시장 확대에 따라 FLNG 건조에서 대형 조선사 간 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25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삼성중공업에 FLNG에 탑사이드 모듈(상부 구조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캐나다 시더(Cedar) FLNG 탑사이드 모듈 일부를 한화오션이 만드는 게 핵심이다. 양사는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FLNG는 '바다 위 LNG 공장'이라고 불리며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시추한 뒤 이를 육상으로 이동하지 않고 해상운송할 수 있게 액화하는 설비다.
FLNG에서 탑사이드 모듈은 천연가스를 체굴하고 천연가스를 액화·저장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계 설비를 말한다. 시더 FLNG의 선체는 삼성중공업이 건조한다. 모듈 설계는 블랙앤비치가, 일부 모듈 제작은 한화오션이 각각 맡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모듈 공급 계약 관련해 현 시점에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시더 FLNG 프로젝트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키티마트에 제안된 부유형 액화 천연 가스 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연간 30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시더 FLNG 인도는 2028년으로 예정돼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인 '블랙앤비치'(Black&Veatch)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더 FLNG에 대한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금액은 15억 달러(계약 당시 환율 기준 2조101억원)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코랄 술(Coral Sul)' FLNG 1호기./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실제 계약이 성사된다면 삼성중공업이 국내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조선사에 FLNG 모듈 제작을 맡기는 첫 사례가 된다. 앞서 한화오션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하는 컨테이너선에 블록을 공급한 데 이어 두 회사 간 협업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블록은 강판과 부재를 붙여 만든 구조물로 선박을 건조하는 데 기초 단위가 된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현재 포화 상태에 이른 도크를 활용하지 않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FLNG 상부 구조물은 선박 건조·MRO(유지·보수·정비) 등과 달리 육상에서 제작해 공급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경남 거제에 위치하고 있어 모듈 조달이 용이하다. 국내 조선업의 인력난이 만성화된 상황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대형 조선사 간 협업으로 위기를 넘는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중공업의 FLNG 추가 수주가 가시권에 있어 국내 조선사 간 협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FLNG 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모잠비크 코랄 술(Coral Sul) 2호기와 북미 인프라개발업체 델핀미드스트림의 FLNG 등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코랄 술 2호기는 사전예비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화석 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의 추진을 예고한 점도 FLNG 분야의 협업 가능성을 높인다. 화석 연료와 친환경 에너지의 중간 단계의 '브릿지 에너지'인 LNG 수요가 늘어 LNG 생산 설비 수주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현재 미국에서 2027~2028년 허가 승인이 필요한 LNG 프로젝트는 6800만톤 규모로 추산된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