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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78세 김용건은 예능서 늦둥이로 자랑...‘혼외자’ 한국도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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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배우 김용건.[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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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51)이 지난 24일 16살 연하 모델 문가비(35)가 최근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고 인정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혼인 외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지만, 정우성이 그동안 젠틀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터라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연예계에서 통상적인 혼인 관계 밖에서 태어난 자녀, 즉 혼외자를 뒀다는 사실은 더 없이 치명적인 스캔들로 여겨졌다.

친자 확인 김현중·김용건...김용건은 예능서 늦둥이로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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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김현중.[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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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김현중의 전 여자친구가 자녀를 출산하고, 이듬해 서울대 법의학교실을 통해 그의 친자임을 확인해 논란이 됐다.

이후 김현중은 2017년 말에야 가수 활동을 재개하고 2018년 KBS 드라마를 통해 주인공으로 복귀했지만 기존 인기를 회복하진 못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최근에는 혼외자 이야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뤄지고 있다.

배우 김용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2021년 75세의 나이에 39세 연하 여성과 교제하던 중 아이를 얻었다.

김용건은 임신 사실을 알고는 출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이후 여자친구와 갈등을 봉합하고 친자를 호적에 올렸다.

또 최근에는 ‘아빠는 꽃중년’ 등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직접 늦둥이 자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정우성이 그간 반듯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쌓아온지라 대중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무조건 결혼은 전근대적이다”, “초저출산 시대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수용해야 한다”는 견해와 “할리우드냐”, “실망이다”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혼인 외 출산은 국내 연예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지만 휴 그랜트, 아널드 슈워제네거, 니컬러스 케이지 등 할리우드에서 익숙하게 봐온 사례”라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처럼 흔히 말하는 ‘일반 가족’의 틀에서 벗어난 사례가 많아져 사회적인 인식도 변화했다. 정우성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론이 조금 더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혼외 출산 비율 첫 4%대 진입...프랑스 62%·영국 49%·미국 41%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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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과 문가비.[사진=스타투데이]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혼외자에 대한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공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체 출생아(23만명)의 4.7%를 차지했다. 혼인 외 출생아는 2013년 9300명에서 2020년 6900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7700명), 2022년(9800명)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오름세다.

우리나라의 경우 결혼 후 출산을 한다는 인식이 강해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혼외 출산 비율은 0~2%대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2018년 2.2%를 시작으로 급속히 비중이 많아졌고 2022년 3.9%로 들어섰는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대에 진입한 셈이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정우성과 문가비 같은 사례가 사회적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비혼 출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완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혼외 출산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며, 미혼모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한국의 혼인 외 출생률이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주요 국가의 비혼 출생 비율은 프랑스 62.2%, 영국 49.0%, 미국 41.2%, 호주 36.5%로 한국(4.7%)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는 “유럽은 다양한 출산 형태를 포용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잘 구축돼 있지만, 한국은 사회적·가족적 지원 부족으로 비혼 출산을 실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국 사회에서 혼외자와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혼모와 비혼 출산 가정을 위한 사회적 지원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혼외자 출생 증가와 더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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