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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사설] 美 여야 “우린 적 앞에서 원 팀”, 우린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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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한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이 지난 7월 미국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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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왈츠 하원 의원이 “외부의 적들이 미국의 신구 행정부를 이간질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인 제이크 설리번 현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며 나온 발언이다.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온 바이든 행정부와 빠른 종전을 원하는 트럼프 측의 입장이 다르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왈츠는 “우리는 ‘한통속(hand in glove)’”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이번 인수인계를 하는 데 있어 미국과 함께 ‘원 팀’”이라고 말했다.

근래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도 한국 여야처럼 싸우지만 “적 앞에서는 ‘원 팀’”이란 왈츠의 표현대로 외교·안보 문제만큼은 예외로 두는 경우가 많다. 외교·안보 법안·결의안은 거의 매번 초당파적으로 통과된다. 트럼프의 첫 재임 기간부터 바이든 행정부까지 양당이 합심해 홍콩·위구르 관련 인권법, 반도체과학법 등 대중 견제 법안을 줄줄이 통과시켰다. 미 의회가 외교·안보에서 단합이 잘돼 싱크탱크들이 ‘지나치다’고 했을 정도다.

우리 국회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분야의 기본법 하나 만들지 못했다.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후 8년이 흘렀지만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도 추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고 러시아가 그 대가로 북한에 금지된 군사 기술을 지원하는 것은 명백한 우리 안보 위협이다. 그래도 여야는 북·러 규탄 결의안 하나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북·러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왜 남의 전쟁에 끼어드느냐”는 것이다. 러시아가 북에 핵 잠수함 기술을 줘도 남의 일인가. 파병된 북한군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전황분석팀 파견에 대해서도 “전쟁 획책”이라고 했다. 혹세무민일 뿐이다. 트럼프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 사실상 승리하면 “트럼프를 노벨 평화상에 추천하겠다”고 한다. 안보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고민이 없을 뿐 아니라 피아(彼我), 흑백과 앞뒤가 뒤바뀐 생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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