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사도광산 추도식 일본대표 ‘야스쿠니 참배’는 오보…깊이 사과”

4일 일본 니이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일본 정부 쪽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이 내빈 인사말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사도·도쿄특파원 공동취재단

일본 교도통신이 25일 ‘사도광산 추도식’ 일본 중앙 정부 대표였던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과 관련해 “지난 2022년 8월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 관련 기사에서 이쿠이나 참의원 의원이 참배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오보였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추도식 불참 결정은 제반 사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당시 상황에 대해 “국회의원의 출입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쿠이나 의원이 야스쿠니 경내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 취재를 하지 않은 채 기사화됐다”고 전했다. 교도통신 쪽은 이쿠이나 참의원이 기사에 보도된 사실을 부인하자 자체적으로 당시 취재 과정 확인에 나섰다. 이어 당일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던 복수의 자민당 의원들에게 확인하자 “이쿠이나 의원은 없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도통신은 “애초 보도가 오보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다카하시 나오토 교도통신 편집국장은 “이쿠이나 의원을 비롯해 니가타현과 사도시, (사도광산) 추도식실행위원회 등의 현지 관계자, 모든 독자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취재 방식 개선을 포함해 재발 방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로한다는 의미에서 24일 여는 추도식에 참석하는 일본 정부 인사 발표를 차일 피일 미뤄왔다. 하나즈미 히데요 일본 니가타현 지사는 “(추도식은) ‘사도광산이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이 됐다’는 것을 관련된 분들에게 보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찬성하면서 “외교 성과”로 내세웠던 추도식이 ‘굴욕외교’의 상징으로 전락한다는 비판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추도식을 이틀 남기고 이쿠이나 정무관 참석을 발표했다. 이후 이쿠이나 정무관이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2022년 8월15일에 참배했다는 일본 보도가 알려지면서 파문이 더 커졌다. 한국 정부는 추도식을 하루 앞둔 23일 결국 불참을 선언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24일 추도식에서도 “사도 광산 노동자들 가운데 전쟁 중 우리나라(일본)의 정책에 따라 한반도에서 건너온 분들이 포함돼 있다”며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위험하고 가혹한 갱도 내 환경 아래에서 힘든 노동에 종사했다”고만 언급했을 뿐 조선인 강제동원이나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파문이 커지자 일본 정부는 이쿠이나 의원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교도통신 정정 보도 전인 25일 낮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석과 관련해 “종합적 판단을 통해 외무성에서 홍보·문화, 아시아 대외 정세를 담당하는 역할을 고려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에 대해서는 “참의원 취임 뒤 참배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본 쪽이 한국 쪽에 사실 관계를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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