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中화웨이, 구글 안드로이드와 결별 …'독자개발 칩' 첨단폰 출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독자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5세대(5G) 스마트폰 반도체를 해외서 구입하지 못하자 자체 제작한 칩으로 5G 스마트폰을 지난해 출시했는데,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접근을 차단하자 자체 운영체제인 '훙멍(鴻蒙·하모니) 넥스트'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이다.

2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70'을 26일 출시한다. 메이트70은 화웨이가 지난해 공개했던 '메이트60' 시리즈의 후속 모델로, 자체 개발한 첨단 반도체 칩과 자체 OS인 '하모니 넥스트'를 탑재했다.

하모니 넥스트는 애플의 iOS처럼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원하지 않는 폐쇄형 OS다. 기존 버전과 달리 더 이상 안드로이드 앱과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OS 주권을 바꿀 게임체인저'라고 불린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하드웨어에서 애플을 밀어낸 화웨이가 구글과 결별에 나서며 OS 독립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 메이트70은 중국의 애국소비 열풍에 힘입어 애플 아이폰을 뛰어넘을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중국 경제전문매체 허쉰왕 등에 따르면 출시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 메이트70 예약 판매는 405만명에 이르렀다. 지난달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예약 판매가 219만명이었는데, 구매 열기가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화웨이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화웨이는 2012년부터 자체 OS를 선보였고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대중 제재에 나서자 자체 OS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이 여전히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전락하는 분위기였지만, 과감한 소프트웨어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자체 OS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 주도권을 겨냥했고 이를 통해 '테크굴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자체 OS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쉬즈쥔 화웨이 회장은 최근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하모니 기반 앱은 1만5000개 이상"이라며 "향후 6~12개월 동안 이를 10만개까지 늘리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하모니 OS는 지난 1분기 중국에서 점유율 17%를 차지하며 애플의 iOS(16%)를 제쳤다.

화웨이는 품질 측면에서도 애플에 필적한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출된 화웨이 판매 가격은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플러스(Pro+)의 경우 8999위안(512GB)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16프로(512GB)가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1만999위안에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엇비슷한 가격으로 내놓은 셈이다.

오포 등과 같은 중국 토종 스마트폰은 4000~5000위안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었는데, 화웨이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애플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선언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스마트폰은 여전히 품질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한정해 봤을 때는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5.3%로 3위를 차지했는데,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화웨이의 점유율은 11.1%로 5위에 불과했다. 불과 1년 만에 두 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이 16.1%였는데 지난 3분기 15.6%로 소폭 감소했다. 화웨이가 애플과 함께 고가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산 스마트폰에 자신감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저가폰을 위주로 판매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는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이 15.8%였는데 지난 3분기 18.6%로 올랐다. 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판매하는 샤오미 또한 점유율이 같은 기간 13.6%에서 14.8%로 상승했다. 이 결과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자국산 브랜드가 80%가량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는 자국산, 고가는 애플로 이원화된 상태였다"면서 "화웨이가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가 스마트폰 시장까지 지배하려고 한다"고 해석했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