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회 여고생 사망 사건…교회 합창단장에 무기징역 구형

치료 필요한 여고생 맡아 학대 주도 혐의
지시 이행 단원·신도에겐 징역 30년 구형
딸 유기·방임 친모에게도 징역 5년 구형

인천 한 교회에서 여고생 살해 혐의를 받는 신교. <연합뉴스>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증세를 보이는 여고생을 교회에 감금하고 결박하는 등 상습 학대해 숨지게 한 인천 모 교회 합창단장과 합창단원, 신도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검은 25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장우영) 심리로 열린 교회 합창단장 A씨와 합창단원 B씨, 신도 C씨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범행 전반을 지시하고 승인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A씨 지시를 받고 피해자를 직접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에게 징역 30년, 피해 여고생 친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친모에게는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를 병원이 아닌 교회 내 합창단 숙소로 보내 유기·방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아동학대 범죄를 엄단하고, 향후에도 유사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월 14일부터 5월 2일까지 인천시 남동구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D양(17)을 합창단 숙소에 감금한 채 양발을 결박하는 등 26차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D양은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께 교회에서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발견 당시 두 손목에 결박 흔적이 있었고 온몸에 멍이 있었다.

D양은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들은 교회에 감금하고, 이상 증세를 보일 때 마다 몸을 묶는 등 가혹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D양에게 강제로 성경 쓰기를 강요하거나,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지속되는 학대에 건강 상태가 나빠진 D양은 지난 5월 4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가 됐고, 5월 6일에는 물을 포함해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었다.

D양 어머니는 “합창단이 딸의 치료를 맡겠다”는 말에 딸을 교회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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