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의 대통령 당선자 야만두 오르시가 24일(현지시각)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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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새 대통령에 중도 좌파 후보가 선출됐다.
우루과이 당국은 24일(현지시각) 대선 결선투표에서 99%가 개표된 가운데 야당인 중도좌파 ‘넓은 전선’의 야만두 오르시 후보(57)가 49.81%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우파 집권여당 ‘국민당’ 후보인 알바로 델가도는 45.90% 득표에 그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오르시 당선자는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승리를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 나서 “지평선이 밝아오고 있다”며 “국민적 대화를 거듭해 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와 평등, 우애의 나라가 또다시 승리하고 있다. 함께 이 길을 가자”고 호소했다.
대선에서 함께 겨뤘던 델가도 후보는 곧바로 패배를 시인하고 오르시 당선자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은 권력 이양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르시 당선자는 카넬로네스 시장 출신으로, 2012년 여수 박람회에 ‘우루과이의 날’ 행사 때 정부 대표단과 함께 방한한 적 있다.
그의 당선으로 중도 좌파 정권이 5년 만에 재집권하게 됐지만, 정책 기조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세금 인상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으며 투자 유치 및 경제 성장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유럽 등 외국과 협력해 마약과 조직 범죄 퇴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밝혀왔다.
우루과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다른 라틴아메리카 나라들과 달리, 좌우 정치세력간 이념적 갈등이 비교적 덜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의한 물가고와 불평등, 범죄 증가 등이 핵심 이슈였다. 최근 들어 물가상승률은 조금씩 잡혀가는 추세이고, 고용과 실질소득도 다시 오름세에 있다.
앞서 지난달 말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오르시 당선자가 43.9%, 델가도 후보가 26.8%로 큰 차이가 났지만, 2차 결선 투표에서는 우파 성향의 표심이 델가도 후보에 몰리면서 둘 사이의 표차가 좁혀졌다.
우루과이의 의회 상황을 보면, 하원은 과반을 얻은 정당이 없다. 그러나 상원은 오르시 당선자의 넓은 전선이 30석 가운데 16석을 얻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오르시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정국을 이끌어가는 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우루과이 선거는 미국과 일본, 영국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이 핵심 이슈로 떠오른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이기긴 어렵다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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