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죄" "반드시 구속"…이재명 선고 앞두고 진보·보수 집결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도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진보 지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집회 트럭엔 '이재명은 무죄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박종서 기자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 서초동 일대에 이 대표 찬·반 지지자들이 집결하고 있다. 열흘 전 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내려졌던 날 같은 시간대와 비교하면 집회 참여자 수는 다소 줄었다.

이 대표 지지 집회 주최 측인 친명계 최대 조직 ‘더민주혁신회의’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서문 앞 도로에 ‘이재명은 무죄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달린 트럭을 배치했다. 트럭에 마련된 무대 뒤편엔 ‘근조(謹弔) 사법부’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걸었다. 주최 측은 추운 날씨에 집회에 참석하는 지지자들을 위해 파란색 모자와 목도리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모인 인원은 집회 준비 인원 30여 명을 포함해 약 70여 명 남짓이었다. 이날 주최 측이 경찰에 신고한 집회 참석 인원은 2000명이다.

정식 집회 시작 시각보다 일찍 집회에 나온 지지자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이상혁(25)씨는 “검찰의 정적 죽이기에 이어 사법부의 비정상적인 선고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선고도 당연히 걱정된다”며 “15일에도 무죄를 기대했지만 징역형이 나왔던 것처럼 오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솔직히 오늘은 마음을 내려놓고 왔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11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지지자들이 친명계 조직 더민주혁신회의가 주최한 사전집회에 참석해 있다. 박종서 기자

집회 현장에선 이른 오전부터 양측이 기싸움을 벌였다. 이 대표에 반대하는 한 유튜버가 지지하는 쪽 집회 현장에 등장하자 누군가 “너희 동네 가서 놀아!”라고 외쳤다. 유튜버가 계속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자, 이 대표 지지자 3명이 욕설을 하기도 했다. 현장을 지키던 경찰이 이들을 떼어 놓으며 소동은 일단락됐다.

같은 시각 법원과 검찰청 사이 도로에도 신자유연대 등 보수 단체들이 주최한 이 대표 규탄 집회를 위해 참석자들이 모였다. ‘이재명 구속’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달린 천막이 법원 앞 삼거리 도로에 설치됐다. 오전 9시 30분쯤 법원 앞에 도착한 전순자(78)씨는 “사법부가 올바른 판결 하길 바라면서 경기 남양주에서 한 시간 반 걸려 왔다. 일행 30명 정도가 더 올 것”이라며 “전과자인 이재명 대표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되겠나. 이번엔 꼭 구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보수 단체들은 총 15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신고했다.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오후 2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1심 판결을 내린다. 금고형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도 박탈돼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김병량 전 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이후 김 전 시장 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김 전 시장이 KBS 측과 협의해 이 대표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백현동 의혹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앞둔 2018년 12월 전화로 “(KBS와 김 전 시장 간에)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면 딱 제일 좋죠”라고 말한 통화 내용을 발견하고 이 대표와 김씨를 각각 위증교사·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대법원 양형기준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 쟁점은 형법상 위증교사 요건인 ▶타인에게 위증을 시키려는 고의 ▶교사 행위 ▶실제 허위 진술 행위 여부다. 김씨는 이미 본인의 위증 혐의 재판 초반부터 “위증을 한 게 맞다”고 자백한 바 있다. 반면 이 대표는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을 뿐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보람·박종서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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