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전문가 전원 11월 한은 기준금리 동결 전망
고환율·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 둔화 등 변수 많아 일단 동결
미국은 1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전망
한은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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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이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1400원 수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부담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둔화 가능성 등 변수가 많아 한은이 2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국도 내년 초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20인 모두 11월 한은 기준금리 동결 예상
아시아경제가 국내외 경제연구소·증권사·은행 등의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100%인 20명 전원이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종전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며 2021년 8월 이후 38개월 만에 피벗(pivot·정책 전환)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피벗을 시작했지만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에는 고환율과 가계부채 증가, 트럼프 당선 등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봤다. 적극적인 경기부양보다는 금융안정 리스크를 경계할 것이라는 관점이 많았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신중 기조 등의 영향으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위원은 "한은이 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한 부담이 있는 만큼 이번에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내년 1월에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내수 경기가 부진하고 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환율 급등 및 자본 유출 우려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월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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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 위험 여전해 2차례 연속 인하 부담 느낄 듯
가계부채 증가 및 집값 상승 등 금융안정 위험 역시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확대되고 금융불균형 리스크에 대한 한은의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속적인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한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2개월 연속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이번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허지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에 물가 오름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10월 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고, 최근 높아진 외환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여전히 정책변수(성장과 금융안정 등) 간 상충관계가 큰 상황으로 한은이 연이어 2회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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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
전문가들은 한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설문에 응답한 20인 전문가 모두 동일한 의견이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Fed는 지난 9월에 이어 11월까지 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완전고용 수준을 하회하는 고용 수요를 감안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둔화 기조가 지속된다는 관점에서 12월 금리 인하는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고용 모멘텀이 약화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금리 인하 경로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향후 미국경제와 물가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트럼프 취임 전 현재 점도표 약속 경로로 12월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 높다"며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에 부합한 상황에서 긴축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금리 인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내려 인플레이션 둔화 속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골딜록스 국면을 조성하려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응답자 55%, 한은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한은은 내년 1월에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면서 환율 부담이 경감되고, 우리 경기 하방 우려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한은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20인 중에서 55%인 11명이 한은이 내년 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한은이 금융안정 위험과 환율 변동성 등으로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내년 1월에는 경기 하방 위험 방어 차원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수 침체 및 트럼프 당선 이후 보호무역 우려에 따른 경제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내년 1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내년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은 3회가 11명(55%)으로 가장 많았고 2회 5명(25%), 4회 2명(10%) 1회 1명(5%) 순이었다.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은 4회가 14명(70%)으로 가장 많았으며 3회가 3명(15%), 5회가 1명(5%) 순이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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