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중요한 시대, 역설적으로 언론은 소통을 게을리한다는 점에 착안해 MBN디지털뉴스부가 '올댓체크' 코너를 운영합니다. '올댓체크'에서는 기사 댓글을 통해 또 다른 정보와 지식, 관점을 제시합니다. 모든 댓글을 꼼꼼히 읽어보고 기존 다뤄진 기사 너머 주요한 이슈를 한 번 더 짚어보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우리나라도 프랑스 등 유럽 국가처럼 비혼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걸까요.
'결혼 없이는 아이도 없다’는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2014년에 46.6%에서 2018년 56.4%, 2022년 65.2%로 점점 늘더니 2024년엔 67.4%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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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20%p가량 늘어난 겁니다.
이와 함께 '결혼하지 않더라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2014년 22.5%에서 꾸준히 늘어 2024년 37.2%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누리꾼들의 의견은 나뉘었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은 “법률혼 외에도 사실혼과 비혼 출산을 차별 없이 대우해야 한다”,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다”, “비혼 가족을 인정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부정적인 의견들로는 “비혼 출산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 “결혼한 부부도 육아가 힘든데,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울 것”,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비혼 출산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는 우려 등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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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
결혼을 하지 않고도 같이 살 수도 있고, 아이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중백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삶의 방식과 기회의 다양화가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하지 않아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경제적으로 자립하며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이미 비혼 출산이 보편화된 상태입니다. OECD가 발표한 2021년 기준 비혼 출산 비율은 프랑스 63%, 스웨덴 55%, 노르웨이 54%로, 이들 국가에서는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것이 일반화된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유럽도 처음부터 비혼 출산이 보편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의 비혼 출산 비율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6%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동거와 비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비혼 출산이 증가했으며, 정부는 비혼 부모를 위한 경제적 지원과 법적 보호를 강화하며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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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반면, 한국은 결혼과 출산이 긴밀히 연결된 사회 구조 속에서 비혼 출산이 자리 잡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국의 혼외 출생률은 여전히 2.2% 수준이며, 전통적 가족관과 종교적, 사회적 압력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비혼 출산 비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상승한다면 합계출산율을 0.15명 정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단순한 정책 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김 교수는 “비혼 출산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위해서는 법적·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문화적 수용 분위기가 선행돼야 한다”며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문화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23년 국회에서 발의된 ‘생활동반자법’이 비혼 출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법은 결혼이 아닌 형태의 동거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해주고 주거, 의료, 상속 등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젊은 층이 점점 늘고 있는 시점에 발맞춰,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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