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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더 오른다 vs 다 올랐다" 킹달러에 달러예금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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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5대은행 달러예금 잔액 추이/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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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달러화 초강세) 흐름이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에 대형 은행들의 달러예금 잔액이 늘었다. 동시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으면서 '차익실현' 수요도 상당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환율 널뛰기에 은행권은 외화 유출입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612억9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606억7800만달러) 대비 6억1800만달러(약 85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올들어 월말 기준 최고치인 지난 9월 말(638억96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달러예금은 예금이자뿐만 아니라 저축한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 가입 때보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때문에 환율이 저점일 때 가입이 늘고 환율이 오르면 차익실현 수요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지난 8월 한 달 동안 달러예금 잔액은 약 58억달러 증가한 반면 1400원대 문을 두드린 지난달에는 약 32억달러가 빠졌다.

이달 들어 나타난 잔액 증가전환 역시 원/달러 환율의 추가상승 기대감이 반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1400원대에 진입했던 원/달러 환율은 잠시 1400원 아래에서 숨고르기를 한 뒤 다시 오르는 중이다.

당장은 '킹달러'가 지속된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고 트럼프의 미국 중심 보호무역 기조가 달러 강세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외화저축에 대한 관심이 커질 시점"이라고 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만큼 차익실현을 이룬 수요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일부 은행에선 달러예금 잔액이 전달보다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잔액이 빠졌다가도 환율이 추가로 오른다는 소식에 며칠 만에 다시 늘어나는 등 최근 동향에 일관성이 없었다"며 "어느 순간 달러가 확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달러예금과 반대로 5대은행의 달러대출 잔액은 줄어들었다. 고환율에는 이자 부담과 환손실 가능성 등이 커진 기업들이 대출상환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 21일(KB국민·신한은행은 19일) 기준 5대은행의 달러대출 잔액은 80억2600만달러로 전달보다 1억4700만달러(약 2066억원) 감소했다.

환율급등에 달러자산의 변동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은 외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상대책조직(위기대응협의회)과 유관부서가 협의해 환율 수준별 관리방안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자금 유출입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NH농협은행은 외화자산과 부채를 스퀘어(균형 잡힌) 수준으로 관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외화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는 높은 편이라 달러 강세에 리스크 대응은 문제없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환율상승 등을 감안해 보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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