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2024.11.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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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와 함께 주택 매수를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알아보는 30대 A씨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러 차례의 대출 상담이 이어졌지만, 한도는 빡빡하고 금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기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올파포)의 입주에 맞춰 기다렸다는 듯 풀어주는 대출에 A씨는 "둔촌주공만 집이냐?"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 방향, 금융권의 대출 축소에 부동산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한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같은 대출 규제 분위기 속에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분양자들의 입주를 위한 집단대출이 시작되자 주택 실소유자들의 불만이 속출한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파포의 입주가 이달 말 시작될 전망이다. 1만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의 잔금대출이 진행돼야 하는 만큼 올파포 앞으로 나가게 될 자금은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등에서는 최근까지 잔금대출 취급에 소극적인 분위기였다. 잔금대출은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입주 예정자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해 주는 대출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달 말 들어 금융권은 기다렸다는 듯 올파포 잔금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22일 NH농협은행은 올파포 잔금대출의 가산금리를 0.1%포인트(p) 인하했다. 이로써 주요 5대 은행이 모두 잔금대출을 취급하면서 4.6%대까지 금리를 낮춘 상황이다.
일각에선 8월 말부터 가계대출을 관리한 것이 11월 진행될 올파포 입주에 맞춰 대출량을 조절하기 위해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대출 규제 방식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둔촌주공 공사 중단 시절부터 이어졌던 '둔주 살리기' 의혹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둔촌주공의 대출을 위한 대출 압박 등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지만, 국가 정책이 한 개 단지만을 위해 움직이지는 않는다"며 "전반적인 가계대출을 통해 국민은 물론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하는 게 기본 정책 방향"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반 대출자의 자금 확보는 여전히 어렵다. 지난 20일 광주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 중단했다. 이에 앞서 5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은 비대면 대출 상품을 한시적 중단한 상황이다.
일반 대출자들에 대한 은행권의 연말 대출량 축소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시중은행들은 연말이면 대출량 관리를 위해 심사를 엄격하게 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올파포 입주예정자들 입장에선 한숨 돌린 상황이지만 이러한 대출 규제 완화는 현재의 '대출 옥죄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시그널로 시장에 작용할 수 있다"며 "대출 억제로 인해 실수요자에게까지 피해가 번지게 되면 그간 강화했던 규제를 다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완화 방향으로 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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