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고 판 ETF. /그래픽=김지영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요 지수가 상승하면 수익을 얻는 ETF(상장지수펀드)에 900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저평가됐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2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코스닥150지수의 일별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3996억원을 순매수했다. 그 뒤를 코스피200지수의 일별수익률을 2배씩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3561억원), 코스피200 지수의 일별수익률 1배를 추종하는 'KODEX 200'(929억원), 코스닥150지수의 일별수익률을 1배씩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481억원) ETF 등이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투자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2400선을 한때 내주며 개인투자자들이 자주 활용하는 120일, 60일, 20일, 5일 이동평균선(이평선)을 모두 하회했으나, 최근 소폭 반등하며 5일 이평선 위로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700선을 내준 코스닥도 최근 5일 이평선에서 바닥다지기 양상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는 코스피200지수가 내리면 수익률이 2배 오르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1607억원을 팔아치웠다. 뒤를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658억원), 'KODEX 인버스'(-260억원), 'TIGER 200선물인버스2X'(-94억원) ETF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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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오르긴 쉽지 않아…기술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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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61p(0.83%) 상승한 2,501.24, 코스닥 지수는 3.66p(0.54%) 내린 677.01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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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실체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데 동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부진했지만 유독 국내 증시 낙폭이 커서다. 이에 일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이 단기저점을 형성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하반기까지 횡보장 내지 약세장을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증시는 횡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성격은 기술적이어서 차익실현으로 대응해야한다"고 밝혔다.
국내 상장사의 실적이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어서다. 국내 코스피 상장법인의 3분기 영업이익은 53조4474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0.34%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5곳 중 2곳이 적자였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글로벌 주요 IB(투자은행) 8곳의 한국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지난 9월 말 2.5%에서 2.3%로 떨어졌다.
국내 상장사들 중 트럼프 수혜를 받을 상장사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BofA(뱅크오브아메리카)는 "대선 이후 미국의 관세인상이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과 다른 국가 간 비대칭적 관세로 한국이 얻을 이익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국내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사이 기관은 최근 한 달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뒤를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KODEX 인버스' ETF가 이었다. 이들 상품의 한달 수익률은 각각 10.66%, 9.91%, 5.33%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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