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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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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나서 배경이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직접 토론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첨예한 경제 현안을 직접 살피는 '민생 행보'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오는 25일에 예정된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으로 쏠리는 시선을 분산하는 효과는 물론, 향후 가상자산 과세 폐지 등 향후 추진할 정책을 염두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상법 개정 관련) 양측 입장을 두고 공개토론을 하겠다"며 "과연 누구 주장이 옳은지 쌍방 주장을 통합해 합리적인 결과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한 "전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국내 대기업 사장단과 함께 상법 개정에 문제가 있으니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소액투자자들은 신속히 상법 개정을 추진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제가 직접 토론에 참여해보고 우리 당 입장을 확실히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재계와 소액투자자연대 같은 곳에 참여를 제안할 것"이라며 "참여 의사만 확인되고 토론 참여할 대표자가 결정되면 당장 다음주 중으로도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 아이디어는 이 대표가 직접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전날 한경협 기자회견을 보고 전날 바로 지도부에 '토론하겠다'고 전달했다고 한다"며 "다만 오늘 그렇게 공개발언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귀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확대간부회의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2024.1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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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직접 토론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로 여러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토론이 이뤄지는 시점이 이 대표의 1심 선고 직후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 대표로서 경제 이슈 등 전면에 나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이미 민주당이 상법 개정 추진 계획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상법 개정의 경우 전통적인 개혁·진보성향 지지자의 반발을 무릅쓰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히면서 제도적 보완책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라는 점에서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도 상법 개정을 하겠다고 했고 이미 당 차원의 TF(태스크포스)를 통해 준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다만 재계의 우려가 많으니 아예 공개적으로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이해했고, 논의하는 것 자체는 나쁠 게 없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가상자산 과세 폐지 논의 국면과 맞물려 민주당이 얻는 실익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는 가상자산 과세 폐지도 고민 중일 것"이라며 "이 대표가 가상자산 과세까지 폐지한다고 하면 전통적 지지층 반발이 클 것이니 이를 위한 완충재로써 상법 개정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이 직접 토론회에 나서서 상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밝혀야 완충재로서의 효과가 커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전자지갑을 통한 가상자산 거래가 실제로 추적이 가능하냐"며 과세가 어렵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을 강하게 추진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혀 무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탓에 입법이 좌절된 것이라는 이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일단 정부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게끔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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