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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경제 실패처럼 보여" 與, 추경에 선그었지만…경기 둔화 우려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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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에 대한 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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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2025년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요청도 없었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자칫 '건전 재정' 기조를 앞세운 현 정부의 정책 실패로 비칠 수 있는 데다 2025년도 본예산이 국회에서 심사 중인 현시점을 고려하면 섣부른 추경론은 혼란을 부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당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추경 같은 재정의 역할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향후 재정정책 기조 전환을 놓고 정부여당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 당정협의회'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 "지금은 (2025년도) 예산안이 확정되기 직전의 단계"라며 "지금 시점에서 추경을 논의하는 것은 혼란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그런 차원에서 정부도 추경을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안다"며 "그거면 충분히 이해할 만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상훈 정책위의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정부로부터 추경 편성에 대한 협의 요청이 없었다"며 "당정은 정부 측에서 공지한 대로 내년(2025년) 초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확정된 본예산과는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는 추경은 가장 적극적인 재정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이후 계속 '건전 재정'을 강조하며 정부의 재량 지출을 줄여왔다. 현재 국회에서 심사 중인 '2025년도 예산안' 역시 2024년도 예산에 비해 정부 재량 지출 증가율을 0.8%로 묶은 게 특징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이같은 예산 편성 기조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 예산안 심사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민주당이 줄곧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 편성 증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주된 방어 수단은 나라 곳간의 건정성 유지인 셈이다.

최근 한동훈 대표가 정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재정준칙'(일정 기준의 재정건전성 지표를 제시하고 위반 시 차후 예산편성에서 제약을 두는 장치) 마련 필요성을 주장한 것 역시 민주당의 재정확대 요구를 막아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추경 검토까지 열어두고 재정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여당에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당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추경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정부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 필요하다"며 "갑작스럽게 추경을 결정해버리면 윤석열정부가 갖고 있던 스탠스, 경제정책의 실패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성장률이 떨어지고 경기 보강이 필요하다면 내수 진작과 민생 안정을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하는 게 여당의 역할"이라며 "(통상) 당의 건의 후 간담회 등을 거쳐 추경을 발표하고 야당을 설득하게 된다.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상황에서 추경론이 나오는 것은 맞지 않고, 확장 재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일각에선 내년도 성장률 전망 하락 전망이 나오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그동안 억눌러 온 재정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IMF(세계통화기금) 한국미션단은 최근 발표한 연례협의(Article IV) 결과자료에서 우리나라의 2025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2%에서 2.0%로 0.0%p(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점과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받쳐왔던 수출 성장세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점 등 2025년 경기 둔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내수 분야에서 재정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추경 검토 소식을 들은 한 여당 의원은 "그동안 정부가 재정을 너무 쥐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재정의 역할로 숨통을 트이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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