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법원,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임명제청 정지 가처분 ‘기각’

박장범 KBS사장 후보자가 20일 국회 과방위 3일차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달 KBS 이사회가 박장범 신임 사장 후보자를 선출한 것과 관련해 KBS 야권 추천 이사 4인이 낸 이사회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대통령이 이른바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 하에서 방통위의 추천 의결을 거쳐 (여권 성향) KBS 이사 7인을 임명한 처분의 위법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고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며 야권 이사진이 제기한 ‘박장범 사장 후보자 임명제청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로 임명된 KBS 이사 7인이 박 후보자를 선출한 결의 역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KBS 야권 추천 이사진 4인은 지난달 23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여권 성향 이사 주도로 박 후보자를 사장 후보자로 결정한 것에 대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냈다. 이들은 “2인 체제인 방통위가 위원 5인 중 3인이 없는 채로 의결정족수를 무시한 채 KBS 이사 7인을 추천 의결한 건 법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서도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에 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판결과 결정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가 지난 7월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을 임명해 ‘2인 체제’가 시작된 직후 여권 성향 이사 7인을 KBS 이사로 추천하는 의결을 했는데 재적위원 과반이라는 의결정족수를 지키지 않아 이사 추천이 위법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위법하게 추천 의결된 이사들이 박 후보자를 임명제청한 행위 자체도 법적 하자가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에는 의사정족수에 대한 규정이 없고 의결정족수만 있는데 ‘재적’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명부에 이름이 올라있음’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재 방통위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의결정족수 위반으로 무효라고 하더라도 방송법상 ‘추천’은 ‘(임명)제청’과 달리 ‘어떤 사람을 책임지고 소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방통위의 추천에 구속되지 않고 폭넓은 재량으로 KBS 이사진을 임명할 수 있어 법적 하자가 중대하거나 명백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인 체제 방통위의 KBS 이사진 추천 의결 행위 자체에 법적 하자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KBS 이사 7인이 박 후보자를 임명제청한 행위도 법적 하자를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이 법적인 하자 여부가 없다는 취지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박 후보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임명 절차는 계속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야권 이사 4명은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 이후 “법원이 효력정지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위법적인 박 사장 임명을 밀어붙인다면 KBS의 공공성과 독립성, 국민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이 분명하다”며 “대통령의 사장 사전 낙점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만큼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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