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사건관계자와 ‘보석 중 파티’…법원 과태료 부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연합뉴스

보석 조건을 위반해 사건 관계자들과 ‘옥상 생일 파티’를 연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법원이 보석 취소 없이 과태료만 부과했다. 해당 재판부는 현재 진행 중인 김 전 회장의 개인 기업 비리 사건 외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했지만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그를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22일 열린 김 전 회장의 배임 및 횡령 등 사건 공판기일에서 검찰이 요청한 보석 취소 신청과 관련해 “보석 조건 위반은 명백하다”면서도 “그 고의성이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다고까지 단정하기 어려워 보석 취소 및 재구금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보석 조건 위반에 대해 기일 외에 과태료를 결정해 송달 및 고지했다. 구체적인 과태료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보석 조건을 준수해주기를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앞서 한 유튜브 채널은 ‘김 전 회장이 보석 기간 중인 지난 6월20일 쌍방울 본사 옥상에서 회사 관계자 등과 파티를 열었다’고 지난 9월 보도했다. 당시 파티에는 김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쌍방울 관계자,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아무개 전 통일부 차관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사가 검찰 고위직 전관 변호사를 소개하고, 회유하려 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명단에 있었다.

검찰은 해당 보도를 토대로 지난달 18일 재판부에 “해당 모임은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보석 취소 및 과태료 부과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잘못을 인정한다. 피고인이 보석조건의 엄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한 행위였고, 이미 증인신문을 마친 관계자들이고 증거인멸 우려는 전혀 없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김 전 회장은 800만 달러 대북송금(외국환거래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및 기업 범죄(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2월 구속 기소됐다가 올해 1월 보석으로 풀러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올 7월 대북송금 사건을 분리해 그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해외 도주 이력’에도 불구하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현재 기업 비리 관련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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