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디 최측근 아다니 회장, 인도 경제·정치와 '밀접'
BBC는 "이번 기소가 인도의 비즈니스와 정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인도 경제가 인도의 대표적인 인프라 재벌인 아다니와 깊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다니 그룹은 항만 및 공항, 발전, 에너지, 미디어 등 인도 산업 경제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산하 자회사들은 항구 13개(점유율 30%), 공항 7개(여객량의 23%)를 운영 중이고, 인도 시멘트 시장에서도 두 번째로 큰 점유율(20%)을 차지하고 있다. 화력 발전소 6개를 보유한 인도 최대의 민간 전력 기업도 아다니 그룹 계열이다.
BBC는 아다니 그룹에 대해 "친환경 수소에 500억 달러(약 70조원)를 투자하고 8000km 길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운영할 것이라고 약속한 기업"이라며 "또한 인도에서 가장 긴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인도 최대의 슬럼가를 재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고용으로 4만 5000명 이상을 거느리고 있고, 간접적으로는 전국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인도 정치계에 가져올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62세의 아다니 회장이 최근 3연임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다니 회장이 1988년 창립한 아다니 그룹은 구자라트주에서 인도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민간 부문의 전문성과 자본을 활용해 교통 및 인프라를 개발하려는 모디 정부의 노력과 맞물리며 모디 총리 집권 10년 동안 급성장했다.
다만 아다니 그룹의 급성장 과정 중 아다니 회장과 모디 총리 간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모디 총리의 특혜로 그룹이 성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아다니 회장은 줄곧 반대 주장을 펼쳐왔다.
BBC는 "아다니의 포트폴리오는 인프라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청정에너지로 확장 중으로, 이는 모디 총리의 정책 우선순위와 밀접하게 연관성을 보인다"며 "아다니는 '정실 자본주의'라는 비난 속에서도 '비즈니스 제국'을 건설했다"고 짚었다.
인도 야권은 이미 아다니 회장의 체포를 촉구하고 있다. 싱가포르 경영대학의 니르말리아 쿠마르 교수는 "인도에서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뉴스가 아니지만 언급된 금액은 엄청나다"며 "미국이 뇌물을 받은 사람들 중 일부를 파악한 것을 보인다. 이는 정치계에 잠재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 그룹 회장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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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다니 그룹 시총 하룻새 48조원 '증발'..."印 증시 외인 이탈 가속화할 수도"
미국 검찰이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 그룹 회장과 그의 조카이자 아다니 그린에너지 임원인 사가르 아다니 등을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인도 증시에 상장된 아다니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BBC에 따르면 21일 하룻 동안 아다니 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340억 달러(약 48조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주력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의 경우 이날 23% 폭락하면서 21개월래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채권 매각도 무산됐다. 아다니 그린에너지는 당초 예고했던 6억 달러 규모의 채권 매각을 취소했다.
CNBC는 "아다니 그룹 기업들이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아다니 회장과 다른 고위 간부들이 기소된 것은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금융권의 잠재 리스크도 언급된다.
CNBC는 "시티뱅크 분석가들은 인도국영은행을 중심으로 은행들이 150억 달러 이상의 아다니 그린 에너지 관련 담보 대출 등을 보유 중인 것으로 추산한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관련 은행들이 잠재적인 금융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인도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도 크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맷 오튼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사건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도 관련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니프티가 10% 하락한 뒤 자본을 투입할 흥미로운 진입 포인트가 생겼지만 아다니 사건은 투자자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아메다바드에 있는 아다니그룹 본사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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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취임 뒤 승인 있어야 재판 지속 가능해
아다니 회장 등에 대한 재판의 지속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뒤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인도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만, 아다니 회장이 정식 기소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소송 진행을 허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은 "미국과 인도의 비즈니스 관계는 매우 크고 다면적"이라며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번 사태가 수습되고 정리될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다니 회장은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며 미국의 에너지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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