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수사무마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곽정기 변호사가 지난해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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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서 현금 5000만원을 받아 경찰 수사를 무마하려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경찰 출신 변호사에 대해 법원이 “사건 무마용 경찰 교제를 목적으로 돈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건을 소개해준 대가로 현직 경찰에게 수표 400만원을 제공한 혐의가 인정돼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2일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된 곽정기(51‧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백현동 개발업자 사건을 경찰 단계에서 무마하기 위해 교제·인사 명목으로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며 기소된 부분은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정바울의 경기남부경찰청 수사 단계 변호인 선임계약으로 총액 7억원을 계약했고, 5000만원은 성공보수로 규정돼있다. 추가로 ‘경찰 소개료 명목’ 현금 5000만원을 더 받았다는 진술은 정바울 진술이 유일하지만 이마저도 조금씩 변한다”며 믿기 어렵다고 했다. 또 “사건 해결 얘기를 처음 한 2022년 6월쯤 대화부터 ‘우리의 목표는 유무죄가 아니다, 그냥 (구속)영장신청만 안 가는 것’ 이라고 말한 내용이 있다. ‘경찰 단계에서 사건 마무리’라는 포괄적인 개념과는 맞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사건을 마무리지을테니 현금 1억원을 달라’고 요구했을까 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덧붙었다.
다만 재판부는 곽 변호사가 사건 소개를 해준 대가로 당시 현직 경찰이었던 박모씨에게 100만원권 수표 4장을 줬고, 박 씨는 이를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소개료는 수임구조를 왜곡하고, 수사기관이 퇴직 전관 접촉을 금지하는데 이걸 위반해 수사기관 신뢰를 무너뜨리는 못된 일에 해당한다”며 “압수수색을 앞두고 증거인멸 및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반영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직 경찰 박모씨가 사업가 두 명으로부터 식사 등 향응을 제공받은 점도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부정하게 받은 금액 약 635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정바울이 경기남부청 수사를 마치고 식사하는 자리에 가서, 경기남부청 담당 수사관을 부르고 옆 팀 수사관까지 부르는 등 기록만 보면 법조브로커와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이는데, 양형사유로 공소사실 이외의 잘못을 언급하는 건 자제하지만 이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바울 회장에게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13억원을 받은 이동규 전 KH부동디벨롭먼트 회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항소심에서 징역 3년 및 추징 13억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검찰 출신인 임정혁 전 고검장은 같은 사건에서 1억원을 받아 대검찰청 지휘부를 만나 정 회장의 불구속 수사를 청탁하는 등 부적절한 사적 접촉을 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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