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확대간부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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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25일)를 앞두고 “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공직선거법 1심 재판부가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한 뒤 당과 지지층에서 ‘정치 판결’, ‘사법 살인’ 등 강경한 비판이 계속되며 ‘역풍’ 조짐까지 보이자, 당사자인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상황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삼권분립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기본 질서이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이라며 “입법부와 행정부, 입법부 내 정치 세력이 다툰다 할지라도 사법부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판결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다”라면서도 “정당한 의견표명을 넘어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 선고 이후 당내에서 사법부를 향해 쏟아진 원색적 비난에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이 대표가 위증교사 재판의 선고를 앞두고 직접 법원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것은, 선거법 1심 판결의 ‘학습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1심 선고 이후 당 일각에선 ‘지도부와 친이재명계가 펼친 과도한 여론전이 되레 사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조봉암 사건과 인혁당 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 사건 등을 언급하며 “사법부의 흑역사도 없지 않았지만 한때 잘못 가더라도 반드시 제 길을 찾아왔고 이런 사법부의 독립성과 양심, 정의에 대한 추구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회가 자신의 체포동의안을 가결한 사례를 들어 “다 기억하시겠지만 검찰이 터무니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민주당에서도 전열이 무너져서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했지만, 구속영장 기각을 통해 제 자리를 잡아준 것도 사법부였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양심적이고 정의감이 투철한, 유능한 법관들이 훨씬 더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씀드리는 바, 지금 이 순간에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정의를 발견하고 실질적 진실을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대다수 법관들에게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전해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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