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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ICBM 부인한 푸틴 “신형 중거리 미사일로 우크라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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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ICBM’ 주장에 “신형 미사일 시험” 발표

크렘린궁 “공격 30분 전 미국에 사전 통보”

‘장거리 무기 봉인 해제’ 서방에 거듭 경고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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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서방의 ‘적대 행위’에 대응해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이 주장한 것과 달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 조치에 대응해 러시아군은 오늘 우크라이나의 군사산업단지 시설 중 하나에 복합 공격을 했다”면서 “러시아의 최신 중거리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시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이 극초음속 미사일의 이름이 ‘오레시니크(개암)’로 명명됐다고 소개하며 “시험 발사는 성공적이었고, 발사 목표를 달성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에 대해 “초속 2.5∼3㎞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면서 “현재 이런 무기에 대응할 수단은 없다. 전 세계에 있는 최신 방공시스템과 미국·유럽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이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체계로도 이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앞서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오전 러시아가 ICBM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무기가 ICBM이 아닌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실험한 것이라고 직접 밝힌 것이다.

이에 앞서 미 당국자들도 러시아가 ICBM이 아닌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 등에 전한 바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러시아 정부가 미사일 발사 30분 전에 미국에 사전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오레시니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자동 핵확산 방지 핫라인을 통해 미국 측에 사전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번 러시아의 공격은 최근 미국과 영국이 자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대한 대응 조치였다. 그간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줄기찬 요구로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확전을 우려해 이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지 말고 ‘방어용’으로만 사용할 것을 무기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자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그간의 봉인 조치를 해제해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영국산 스톰섀도 미사일을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신형 미사일을 공개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 역시 타격할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에 대한 공격에 그들의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공격적 행동이 확대되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신 미사일 시스템의 추가 시험을 위한 타격 목표는 러시아 안보 위협에 대한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봉인 해제 조치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은 확전 정책을 계속하면서 러시아 영토에 대한 장거리 정밀 무기 공격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며 서방이 이번 결정으로 우크라이나 분쟁을 ‘세계적인 분쟁’으로 확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도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러시아 방공망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격퇴했고, 사상자나 피해 보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늘 평화적인 방법으로 분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호해왔으며, 여전히 어떠한 시나리오에도 준비돼 있다”고 주장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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