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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BS현장] 척수손상 후 걱정되는 신경인성 방광… 관리 핵심, ‘호흡‧근육’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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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손상 환자들의 방광 건강은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됩니다. 이는 올바른 배뇨 관리와 재활 운동을 병행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윤하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가 척수 손상 환우를 대상으로 특별한 건강강좌를 열었다. 최근 원내 대강당에서 ‘척수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필라테스’ 강의를 열고 호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척수 손상으로 인한 배뇨 문제와 신체 운동 제한이라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했다. 행사는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여성비뇨기능 및 성의학학회, 콘바텍 코리아가 공동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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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관계자, 콘바텍 코리아 관계자, 임현우 아나운서, 최국화 아나운서가 ‘척수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필라테스’ 강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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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손상 흔한 합병증 ‘신경인성 방광’

이번 강연은 국내 1호 여성 비뇨의학과 전문의인 윤하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윤 교수는 첫 세션인 ‘척추 손상 후 효율적인 배뇨관리’를 주제로 강의했다.

윤하나 교수는 척수 손상 가장 흔한 합병증인 신경인성 방광 환자들이 직면하는 주요 배뇨 문제와 원인을 명확히 짚었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도뇨관 사용법과 요로감염 예방 방안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신경인성 방광은 척수 손상이나 뇌 손상으로 인해 방광과 관련된 신경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배뇨장애다. 척수 손상 후 신경 신호가 방광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배뇨 조절이 어려워지고, 결국 효율적인 배뇨가 불가능해진다.

윤 교수는 “방광이 수축되고 요도가 이완돼야 자연스럽게 소변을 배출할 수 있지만, 신경 손상으로 인해 이러한 과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소변을 참는 것도, 배출하는 것도 어려워진다”며 “배뇨장애는 환자들의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하며, 방광과 신장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배뇨장애를 방치할 경우 방광 내에 잔뇨가 남아 요로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잔뇨가 많을수록 방광 내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지고, 감염이 방광뿐만 아니라 신장으로까지 번질 위험도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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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나 교수가 신경인성 방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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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손상 환자, 간헐적 자가도뇨 고려해볼만

윤하나 교수가 제시한 배뇨 관리의 핵심은 하루에 4~6번 정도의 규칙적인 배뇨와 적절한 수분 섭취다. 체중 1kg당 최소 30cc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되, 무리하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오히려 신장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척수손상 환자의 배뇨 방법은 ▲반사배뇨 ▲복압배뇨 ▲소변줄 유지 등 다양하다. 간헐적 청결 자가 도뇨가 합병증이 적고 사회활동이 용이한 방법으로 꼽힌다.

윤 교수에 따르면 배에 힘을 과도하게 줘 소변을 보려는 시도는 자칫 방광과 신장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평소 소변줄을 유지하는 유치 도뇨도 감염 우려가 존재한다. 최근 간헐적 청결 자가 도뇨가 합병증이 적고 사회활동이 용이하며 성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요도에 상처가 덜 날 수 있는 친수성 카테터를 이용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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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나 교수가 척수손상 환자의 배뇨를 돕기 위한 카테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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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를 공동주관한 콘바텍 코리아 측도 강의장에서 자사 친수성 자가도뇨 카테터 ‘젠틀캐스’를 선보였다. 이날 콘바텍 코리아의 세일즈팀 윤성민 상무와 유인걸 팀장도 환자들과 함께하며 제품 활용법을 설명했다.

윤 상무는 젠틀캐스에 대해 “환자들의 편의와 안전을 한층 강화한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과 닿을 때만 미끄러워지는 게 특징이다. 유인걸 팀장도 “젠틀캐스는 기존 카테터의 PVP 코팅으로 인한 끈적임 문제를 해결했다”며 “끈적임 없는 깨끗한 사용감을 제공해 환자들이 보다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윤 교수는 이와 관련 환자들의 카테터 사용법에 대한 질문에도 꼼꼼히 답변했다. 그는 “잔뇨가 남지 않도록 배뇨를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하되,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배뇨, 골반근육 강화해야 하는 이유

이처럼 척수 손상 환자들에게 있어 배뇨장애는 일상생활의 큰 어려움 중 하나다. 이를 관리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려면 치료와 함께 재활 운동이 필수다. 필라테스를 통해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고, 근육을 강화하며, 올바른 호흡을 통해 배뇨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윤하나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골반 근육은 방광과 장기들을 지탱하며, 소변과 대변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라테스를 통해 골반 근육과 코어 근육을 강화함으로써, 배뇨 시 불필요한 힘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배출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

특히 척수 손상 환자들은 배에 힘을 줘서 소변을 보려고 할 때, 과도한 압력이 방광과 신장에 부담을 주고, 역류로 인해 신장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필라테스를 통해 이러한 근육들을 강화하고, 올바른 자세와 호흡을 배우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방광과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것 자체가 소변 조절 능력 개선에 긍정적이다.

재활운동은 배뇨장애 외에도 척수 손상 환자들이 겪는 다양한 신체적 문제 완화에 기여한다. 예컨대 골반 근육의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이나 성기능 장애를 개선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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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킴 물리치료사가 골반근육 강화를 위한 필라테스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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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압 다스릴 수 있는 필라테스 방법은

필라테스 강의와 실습은 지니킴 이대 골반건강 클리닉 물리치료사가 맡았다. 최국화 아나운서와 임현우 아나운서도 현장에서 함께 실습에 나섰다.

지니킴 물리치료사는 “척수 손상 환자는 불필요한 복압을 줄이고, 신체 내 압력을 안정화하기 위해 올바른 호흡법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호흡을 훈련하는 방법으로 한 손은 가슴, 다른 손은 배 위에 올려놓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것을 소개했다. 배가 과도하게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며, 배꼽 쪽으로 힘을 조절한다. 숨을 내쉴 때 갈비뼈가 확장되고 수축되는 것을 느끼며 반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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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아나운서와 최국화 아나운서가 호흡을 다스리는 필라테스 시연에 나서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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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화 아나운서와 임현우 아나운서가 풍선과 빨대를 사용해 복압을 다스리는 운동 시연에 나서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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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면 간단한 도구를 활용해 난이도를 높일 수 있다. 이때 좋은 도구가 풍선과 빨대다. 빨대로 바람을 불어 공중에 풍선을 띄우며 배의 힘과 호흡 조화를 느끼는 연습네 나선다. 지니킴 물리치료사는 “이를 통해 외복사근, 복직근, 골반 근육의 활성화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호흡을 돕는 코어 강화도 중요하다. 밴드를 발이나 문고리에 고정한 후 팔과 몸통을 조화롭게 움직이며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체 좌우 근육의 균형을 바로잡고, 복부와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몸통 비틀기’도 좋은 동작이다. 왼쪽으로 몸을 비틀며 버티고, 복부의 긴장감을 느끼며 호흡을 조절한다. 오른쪽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준다. 천천히 움직이며 근육의 단단함을 느끼는 게 포인트다.

지니킴 물리치료사는 “올바른 호흡법과 심부 근육 활성화를 통해 배뇨장애 및 통증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휠체어 필라테스에 나선 최국화 아나운서는 “필라테스 경험은 있지만 이렇게 건강정보와 실습을 체계적으로 들은 것은 처음”이라며 “호흡이 배변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조금 더 장기적으로 길게 배우면 건강에 유익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현우 아나운서는 이날 필라테스에 도전한 것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그는 “평소 테니스 등 과격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오다보니 ‘운동이 별로 안 되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며 “밖에서 유산소 운동하는 만큼 개운함도 느껴졌다. 척수손상 환자들의 신경성 방광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기회라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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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동작.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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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스스로 건강관리 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건강관리

윤하나 교수가 이번 강좌를 연 것은 대해 단순히 배뇨장애에 대한 의학적 지식만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그는 필라테스를 통해 환자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척수 손상 환자들이 건강한 부분을 최대한 유지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리가 이뤄지도록 돕는 게 비뇨기과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환자가 평소 배뇨 등 관리에 소홀해 문제가 심각해진 상태로 내원하면 치료가 훨씬 복잡해지고, 항생제를 써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관리하면, 단순히 3개월에 한 번씩 ‘괜찮으시죠?’ 하고 점검하며 넘어갈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윤하나 교수는 척수 손상 환자들과 비뇨의학과 의사는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사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전문의가 된 이후 지금까지 오랜 시간 함께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며 “이분들의 인생 여정을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를 돕고 있다. 환자들이 상태가 악화되지 않고 꾸준히 건강을 유지할 때, 비로소 진정한 치료의 성공을 느낀다”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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