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원 투자해 생산 공장 설립
해외매출 4년간 70% 고속성장
비비고 만두 등 현지 선두 질주
바이오 매각해 식품 M&A 전망
4세 이선호 글로벌 사업 힘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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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097950)이 8000억 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식품 공장을 설립한다. 바이오사업부를 수조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해외 식품 생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함으로써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K푸드의 글로벌 확장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20일(현지 시간) 헝가리 투자청과 11만 5000㎡ 부지에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독일 냉동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유럽 생산기지를 확보한 바 있지만, 유럽 현지에 부지를 확보해 직접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너버르사니에 위치하며 공장 설립에는 1000억 원이 투입된다.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며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CJ제일제당의 미국 자회사 슈완스는 사우스다코타주(州) 수폴스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착공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이 공장은 57만 5000㎡ 부지에 들어서며 투자 금액은 7000억 원이다.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 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출 예정으로, 준공될 경우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 시설이 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 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며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대규모 해외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K푸드 열풍이 부는 지금이 글로벌 생산량을 늘려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CJ제일제당이 신규 식품 공장을 짓기로 한 헝가리(유럽)와 미국은 해외 시장 중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전략 지역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동남아 등 17개국에 식품사업 법인이 진출해 해외 매출을 최근 4년 간 70% 이상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은 2019년 3조 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 3861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식품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의 비중 역시 39%에서 48%로 늘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시장은 CJ제일제당이 가장 공들이는 지역이다.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유럽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미국 역시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비비고는 미국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만두시장에서 42%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비비고 만두는 올해 1~9월 매출 성장률 33%를 달성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B2C 만두시장 전체 성장률(15%)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이와 함께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매각이 성사되면 매각 대금으로 식품 관련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사업부의 예상 매각 대금은 4조~5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해당 자금으로 ‘제2의 슈완스’를 인수해 식품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슈완스를 인수해 미국 전역에 3만 개 이상의 촘촘한 유통망을 확보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미국 식품 매출은 슈완스 인수 직전 연 3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4조 3807억 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미국과 유럽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 매출이 급성장할 경우 오너가(家)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입지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이 실장은 해외 식품사업을 주도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의 주도 아래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국내 식품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5조 원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상쥐를 매각하고 브라질 바이오 자회사 CJ셀렉타 지분을 정리하는 등 주력 제품과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며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비비고 브랜드 중심으로 K푸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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