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중 처음 등장한 동작
NFL·UFC서 세리머니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유세에서 선보인 춤 동작(사진)이 미국 스포츠계 전반에서 재현됐다.
미국에서 뛰는 여러 종목 운동선수들이 주말 경기 중 트럼프 댄스를 세리머니로 활용했다. 스포츠에서의 정치적 메시지 표현에 있어 과거 흑인 인권 문제를 제기했을 때와는 온도가 확 달라졌다. CNN은 21일 “이 춤은 몇년 전 트럼프의 유세 중 처음 등장했다”면서 “트럼프는 흥겨운 노래에 맞춰 주먹을 펌핑하며 몸을 흔드는 동작으로 지지자들을 즐겁게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재선 직후 열린 경기에서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닉 보사가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쿼터백을 쓰러뜨리고 나서 동료들과 함께 이 춤을 췄다. 보사는 “동료들이 내가 이 춤을 추길 원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열린 UFC 309 대회에서도 트럼프가 참석한 가운데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가 경기 승리 후 트럼프 춤을 선보였다. 이후 존스는 링사이드에 있던 트럼프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자신의 챔피언 벨트를 건넸다. 이어 열린 NFL 경기에서도 자다리우스 스미스(디트로이트 라이언스), 브록 바워스(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 캘빈 리들리(테네시 타이탄스)가 터치다운 후 트럼프 춤을 선보였다. 바워스는 경기 후 “어제 UFC 경기를 보고 존 존스가 이 춤을 추는 걸 봤는데 정말 멋있어서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네이션스 리그 8강전에서 미국대표팀 크리스티안 풀리시치가 골을 넣은 뒤 이 춤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들에게 “이 춤은 정치적인 의미가 없다. 단지 재미로 했을 뿐”이라며 “NFL에서 많은 선수가 이 춤을 추는 걸 봤고, 재미있어 보여 따라 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운동선수들이 트럼프 춤을 세리머니로 사용하는 것은 과거와는 다른 정치적 흐름을 반영한다”며 “과거에는 콜린 캐퍼닉, 르브론 제임스 등 선수들이 정치적 발언을 했을 때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트럼프 춤이 스포츠계에서 큰 비난 없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 칼럼니스트 스콧 제닝스는 CNN에서 “왜 안 되겠는가. 트럼프가 돌아오고, 미국도 돌아왔다”며 “이제 다시 공화당원이 되는 것이 멋진 일이 됐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기고자 제시카 탈로브는 “이제는 운동선수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이 환영받는 시대가 된 것 같다”며 “과거 ‘조용히 운동이나 하라’는 태도와는 분명히 다른 현상”이라고 밝혔다.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게 스포츠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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