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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적격비용' 탓…카드사 소비자 혜택 줄고 대출영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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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판매 실적 감소, 카드론은 늘어

"고위험 영업에 건전성 악화 가능성"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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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정아 기자 = "적격비용 제도는 카드사들을 대부업체로 만든 계기가 됐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산정하는 '적격비용 제도'가 카드사들의 '대출 영업'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업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영사정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 혜택을 줄이고, 이로 인해 민간소비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민간소비 촉진을 위해서라도 적격비용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21일 열린 '2024 한국신용카드학회 컨퍼런스'에서 "카드사들의 총 수익 가운데 카드론 비중은 20%대로, 과거처럼 신용판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적격비용 제도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책정해 수수료율을 산정하는 제도다. 2012년 도입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고,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전체 가맹점의 70% 비중에 달하는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약 2.3%에서 0.5%로 인하됐고, 연매출 '3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은 3.6%에서 1%대로 낮아졌다. 신용판매 실적이 높아질수록 '적자'가 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서 교수는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 보전을 위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7.2%가량 대출 자산을 늘려왔다"며 "신용판매로 수익창출이 어렵다보니 역대급 카드론 잔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고위험 영업을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환대출이 늘어나서 건전성이 나빠보이지 않지만, 만기가 다가오면 또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소비와 신용카드 승인율과의 연관성도 강조됐다. 그는 민간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적격비용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민간소비 증가율과 신용판매 승인율을 비교해보면 거의 같이 움직인다"며 "카드 혜택이 없어서 소비를 안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날 컨퍼런스에선 '신용카드 의무수납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선 가맹점의 협상력을 강화해 시장에서 카드 수수료를 결정하도록 유도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의무수납제는 신용카드가맹점은 고객의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한 시장의 경쟁도가 높은 반면,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등으로 인해 가맹점들의 협상력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현실적으로 우대가맹점에 포함되지 않은 가맹점의 가맹점수수료가 우대가맹점의 가맹점수수료를 보전하는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의무수납제 폐지를 추진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의 비율을 하향 조종하고 가맹점 수수료율 자체는 여전채 발행금리 등 비용에 자동적으로 연동되는 체계가 도입돼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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