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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재판정에 선 납북귀환 어부들 "국가가 진심으로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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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법 속초지원서 납북 귀환 어부 국가 배상 소송 변론기일 열려

김춘삼씨 등 납북귀환 어부 4명, 당시 상황 설명하며 울먹이기도

연합뉴스

50년 기다림 끝에 받은 '무죄'
[연합뉴스 자료사진]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보상이 아닌 국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 50년 동안 간첩 누명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받아온 고통을 여기서 털어낼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간첩으로 몰려 처벌받았다가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국가 배상 소송을 제기한 납북귀환 어부들의 변론기일이 21일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에서 열렸다.

김춘삼 동해안 납북귀환 어부 진실규명 시민모임 대표를 비롯해 이성국씨, 김상기씨, 맹금덕씨 등 납북귀환 어부 4명은 이날 '증인'이 아닌 '당사자' 신분으로 재판장에 섰다.

이에 판사는 재판에 앞서 "당사자 신분이기에 위증죄 처벌을 받지 않는다"며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춘삼 납북귀환 어부 피해자 모임 대표가 첫 번째 순서로 나섰다.

김씨는 "납북된 뒤 돌아온 이후에도 수사기관의 사찰과 감시를 받았다"며 "나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 인물까지 연좌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개인이 아닌 권력 주도형 사건으로 국가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그동안의 사건과 아픔이 담긴 6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읽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김춘삼씨가 준비한 자필 편지
[촬영 류호준]


납북어부들은 하나같이 자신과 함께 고통받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이성국씨는 "동생이 경찰이 되고 싶었는데 저의 간첩 전력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다"며 "이 외에도 가족들이 저에게 말 못 한 고통이 많았다"고 말끝을 흐렸다.

김상기씨는 "공개적으로 사찰을 하다 보니 이웃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도 받았다"며 "이사를 여러 번 해야 했을 정도"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맹금덕씨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하며, 감정에 북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납북어부 측 변호인에 따르면 재판부는 이날 속초지원에서 진행 중인 국가배상소송 중 6건은 내년 1월 9일과 23일에 나눠 선고 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사건도 내년 초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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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회복 촉구하는 납북귀환어부 피해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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