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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반도체·車·화학까지… 위기감에 떠는 韓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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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내년 韓경제성장률 2%로 하향

내수부진에 中 저가 공세 변수 작용

엎친데 덮친격으로 상법개정도 추진

아시아투데이

급변한 영업환경 속에서 재계 1등 삼성의 위기설이 들끓고, SK는 연중 '서든데쓰'를 읊으며 경각심을 강조 중이다. 미국 정책 흐름을 잡아내려는 현대차의 안간힘은 트랜드에서 도태되는 순간 벼랑이라는 위기감으로 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2%에서 2%로 낮춰 잡았다. 중국의 첨단산업 약진 속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이 하게 된 우리 재계가 처한 현주소다.

정부와 정치권은, 실상 밖으로는 '팀코리아'를 외치고 있지만 안으로는 상법개정을 추진하며 안팎으로 기업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국내 간판 기업 경영진들이 모여 긴급성명까지 내놓은 배경이다.

2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신차등록 누적 대수는 총 120만9154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8.7% 줄었다. 이는 지난 2013년 기록했던 117만5010대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심각한 내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당선 이후 최대 수출처였던 미국 시장의 불안정성마저 커지면서 현대차·기아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시계제로 상태다. iM증권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수입차에 관세율 10~20%를 물릴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월 4000억원, 20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일부 품목 전망은 좋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을 향한 리스크가 점증되고 있어서다.

가장 큰 리스크는 역시 트럼프 행정부다. 공식 출범 이후 보조금 지급 축소나 폐지, 미국 내 추가 투자 압박 등이 거세질 것이란 게 국내 산업계의 우려다.

현재 중국 메모리 업체는 현지 정부의 보조금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시장에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점유율이 올해 3분기 6% 수준에 그쳤지만, 내년 3분기에는 10.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상가상으로 반도체 수요가 꺾일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내년에도 가격하락, 재고확대 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각 기업의 캐시카우이자 거침없는 연구개발(R&D)을 진행했던 화학산업군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주요 설비나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등 LG화학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설비투자 규모를 올 초 계획했던 4조원에서 2조원 중반으로 크게 줄이기로 했다.

이차전지는 예상보다 캐즘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이차전지 산업은 삼성, SK, LG 등 국내 4대그룹이 차기 먹거리로 지목하고 초대형 투자가 한창이다. 1위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순위는 코스피 3위로 현재 94조원 수준에 달한다.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우리 제조의 근간이었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맥을 못추고 있다. 여기에 전기료까지 오르면서 치솟는 제조 원가도 감당해야 하는 엎친데 덮친격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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