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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2주 전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 발표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이때 '무엇을 사과한 것이냐'고 물은 기자가 있습니다.
이를 두고 최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말했다가 역풍을 맞았습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언론계가 한목소리로 홍 수석을 비판하자, 홍 수석이 결국 사과했습니다.
홍철호 "적절하지 못한 발언 사과"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이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 당시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과 관련해 "무례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사과했습니다.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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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립니다>
홍철호 정무수석의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발언 관련한 입장을 전해드립니다.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대변인실 공지
홍 수석은 "정무수석으로서의 본연의 자세와 역할을 가다듬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홍철호, 국회서 질문 기자 지목해 "무례했다"
시간을 돌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발표와 기자회견을 한 지난 7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선 이후 처음으로 고개 숙여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그날입니다.
부산일보 기자가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묻자,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해명하듯 사과하는 건 맞지 않다'는 의미로 답변했습니다. 이때부터 윤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사과했는지 모르는 불분명한 사과가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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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 : TV를 통해서 회견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서 우리에게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보충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 윤석열 대통령 :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민들께서 좀 오해하시는 부분은, 그러니까 팩트를 명확하게 설명을 해야 되는 것과, 또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가지고 그러면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해주시면 제가 거기에 대해서, 딱 그 팩트에 대해서 제가 사과를 드릴 거고.
이후 12일 지난 그제(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다시 '대통령이 무엇을 사과했냐'고 물었습니다.
답변 과정에서 홍철호 정무수석은 부산일보 기자를 지목하면서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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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부산일보 부산일보 기자인데요. 저는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 저는 그 태도는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11월 19일
윤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사과했고, 일문일답을 통해서 부분적으로는 구체적인 사과의 내용도 있는데, 꼬치꼬치 캐묻는 태도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홍 수석의 이 답변은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조선일보도, 한겨레도 홍 수석 비판
부산일보가 오늘(21일) 자 신문에 <국민 대변한 질문이 '무례하다'는 용산의 무례한 인식>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대통령실의 '무례' 운운은 언론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부정하는 위험한 신호로 읽힌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의 탈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그 본연의 사명으로 하고 그 대상이 대통령이든 누구든 의혹 제기에 성역이 없어야 한다"고 홍 수석의 '무례'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주요 일간지들도 사설과 칼럼을 통해 홍 수석 발언을 매섭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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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왕조시대 인식이라며 비판한 사설이 진보와 보수지에 동시에 실렸는데요, 경향신문은 <"뭘 사과했냐"는 기자에 "무례했다"는 용산, 왕조시대인가>, 동아일보는 <당연한 질문이 "무례"하다니…왕정시대의 정무수석인가>라는 제목의 사설로 홍 수석을 비판했습니다.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이란 이 세상에 없다"는 미국 언론인의 말도 지면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조선일보도 기자 칼럼을 통해 "'예의' 잣대를 들이댈 줄은 몰랐다", "참모 한 명이 아니라 대통령실 전체의 언론관이 이렇다면 더 큰 문제다"면서 대통령실의 언론관까지 거론했습니다.
정치 이슈에 있어서 성향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던 언론계가 홍 수석 발언 비판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이런 언론계 반발이 홍 수석 사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도 '무례' 논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도 '무례한 질문' 논란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9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기방송 기자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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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책에 대해서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그런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 김예령, 당시 경기방송 기자, 2019년 1월
이 질문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층에서 "무례했다"는 공격이 김예령 기자에게 쏟아졌습니다. 김 기자는 몇 달 뒤 기자 생활을 접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변인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당시에는 청와대에서 직접 김 기자를 지목해 '무례' 등으로 공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실 고위 참모가 부산일보 기자를 지목하면서 "시정돼야 한다"고까지 말하면서 대통령실의 언론관까지 공격받는 상황이 됐습니다.
또 이번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이 '맹탕 회견'의 정곡을 찌른 핵심 질문이었다는 점, 즉 국민들이 매우 궁금했던 질문이었다는 점도 홍 수석 '무례' 발언이 역풍을 맞은 요인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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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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