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정치인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리는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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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하며 “군의 기강을 담당하는 군사경찰 고위 장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19일 발생한 해병대원 순직 사건 조사 내용을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민간 경찰에 이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상관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 기소된 박 대령은 12월 7일부터 이날까지 재판을 받았다.
징역 3년은 항명죄를 규정한 군형법 44조 ‘전시 외 경우’에서 처벌 수위가 가장 높다. “군 전체 기강에도 큰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는 게 군 검찰 논리다.
반면 박 대령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해당 사건 조사결과의 이첩을 보류하라고 명확히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대령은 "사령관이 국방부로부터 이첩 보류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저하고 이뤄진 것"이라며 "(검찰은)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해병대사령관이 3차례 이첩보류 지시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군에서 상관이 2박 3일에 걸쳐 지시를 3번이나 경우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최후변론에서 “국방부는 불법적인 (이첩 보류) 명령을 했고, 사령관은 이를 따르면 자신도 처벌 받을 것을 우려했을 뿐”이라며 재판장을 향해 “우리 군에 불법적 명령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불법적 요소가 짙은 이첩 보류 명령을 따랐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어 사령관과 관련 논의를 했지만 상관인 사령관으로부터 명확히 이첩 보류를 지시 받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21일 오후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결심공판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취재진이 박 전 수사단장의 기자회견을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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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군 검찰의 생각은 다르다. 군 검찰은 “당장 인계를 멈추라는 사령관에게 피고는 ‘이미 인계 중이다. 죄송하다’하면서 불복종 의사를 명확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령관은 ‘피고인이 자기가 만든 틀 안에서만 논의하고 수용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며 “줄곧 사단장 처벌에만 몰입해 온 피고인은 국방부장관의 지시, 해병대사령관의 지시, 법무관리관 지시는 틀리며 자신의 말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9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여기에 이후 군 검찰이나 박 대령 측이 불복하면 내년 고등군사법원에서 항소심이 이어진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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