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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행장 유임 힘실리는 KB…쇄신 압박 큰 우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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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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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된다.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에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부채 억제와 내부 통제 강화라는 숙제까지 받아든 상태에서 수장 교체기를 맞은 것이다. 다만 은행별로 연말 인사 표정은 다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에서 읽히는 인사 키워드가 '안정 속 변화'라면, 우리은행의 경우 '전면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KB금융은 그동안 행장 인사 검증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이재근 행장이 대추위 추천을 받아 재차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이 통상 시중은행이 보장하는 '2+1년' 임기를 완주한 데다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사태와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부코핀은행(KB뱅크) 부실 논란이 커졌다는 점은 부담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이 ELS 판매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견고한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3연임에 무리가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 취임 1년을 맞은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자본 효율성을 내년 화두로 걸고 내부 조직 안정을 꾀하고 있다는 것도 이 행장의 연임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 행장이 재차 연임하되 부행장 24명 중 상당폭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무게를 맞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반면 우리은행의 기류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게 350억원대 부당 대출을 내어주며 고초를 겪고 있다. 작년 취임한 조병규 행장이 올해 초 이 사실을 알고도 감독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쉬쉬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피의자로 전환되는 등 은행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다. 조 행장을 포함해 부행장 등 임원들 상당수를 교체하는 전면적인 인사 쇄신을 단행해 내부 통제 강화 의지를 당국에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은 22일 정기 이사회에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외부에서 많이 언급되는 인사로는 유도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집행 부행장이 있다.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집행 부행장도 꾸준히 언급되는 인사다.

현재 내부 출신 세 사람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예상 밖 인물이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 전체에서 단정 지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연이어 터져나온 내부 통제 실패를 얼마나 책임감 있게 정리할 것인지이고, 인사도 이를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앞서나가며 6년 만에 '리딩 뱅크'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이에 차기 행장은 현재 성장세를 이어갈 인물을 선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꾸준한 해외 사업 개척으로 글로벌 사업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 정상혁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다.

하나은행 역시 인사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최대 순이익인 3조4766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3분기에는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김정환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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