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들이 이런 기발한 발상의 '예방접종 전략'을 내놨다. 예방 효과가 무려 90%로, 지금 사용 중인 말라리아 백신보다 15%나 더 뛰어나다. 유전자를 조작한 모기를 활용해 말라리아 면역력을 강화하는 원리다. 줄리어스 하팔라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 교수팀은 20일(현지시간) 일명 '모기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말라리아를 유발하는 기생충인 '플라스모디움 말라리아'에 대한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모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온 기생충은 간으로 이동해 적혈구를 감염시킨다. 연구팀은 기생충이 인간에게 전달된 약 6일 후 발달을 멈추도록 조작했다.
유전자가 조작된 기생충을 지닌 모기가 17명의 실험 참가자를 물게 했다. 유전자 조작 모기에게 물린 지 3주 후 기존 말라리아 모기에게 물리게 했더니 참가자 약 90%가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모기 물림과 관련된 가려움증 외에 부작용을 호소하는 참가자는 없었다.
연구팀은 "매년 약 2억5000만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는데, 이번 연구는 말라리아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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