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밥 먹던 친구 14명 죽었다… 법정 선 ‘청산가리 연쇄살인’ 결말

‘청산가리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사라랏 랑시우타폰. /로이터 연합뉴스

태국에서 독극물로 최소 14명의 지인을 살해한 일명 ‘청산가리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가 현지 법원으로부터 사형을 선고받았다.

21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태국 방콕 법원은 전날 시안화물(청산가리)을 이용한 살인 혐의를 받는 사라랏 랑시우타폰(37)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사라랏은 작년 4월 친구로 지내던 시리폰 칸웡(당시 32세)과 식사하던 중 음식과 식수에 청산가리를 타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라랏은 범행 당시 물고기 방생 의식을 한다며 시리폰을 멀리 떨어진 강가로 데려갔고, 시리폰이 그곳에서 사망하자 달아났다. 이후 경찰은 그를 체포한 뒤 과거 행적을 조사했고 2015년부터 친구 등 주변인 15명에게 독극물을 투여한 혐의를 밝혀냈다. 피해자 중 14명은 숨졌고 1명만 생존했다.

숨진 피해자 시리폰 칸웡의 어머니가 법원 밖에서 딸의 사진을 들고 언론과 인터뷰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경찰은 사라랏이 온라인 도박에 중독돼 피해자들에게 돈을 빌리고 빚을 갚지 않기 위해 범행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한 피해자에게 30만 바트(약 1200만원)를 빌린 뒤 살해하고 귀금속까지 훔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판결 외에도 13건의 살인 혐의와 1건의 살인미수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사라랏이 피해자의 가방을 숨기는 일을 도운 경찰 간부 출신 전 남편과 그의 변호사에 대해서도 증거 조작 유죄를 인정해 각각 징역 1년 4개월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사라랏과 공범들은 선고 당일에도 수다를 떨고 웃는 등 반성 없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해자 시리폰의 어머니는 판결 이후 “오늘 정의가 실현됐다”며 “이제 편히 쉬어라. 너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을 딸에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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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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