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 김윤석→이승기, 가족 영화의 따뜻한 모범 답안 [ST종합]

대가족 언론배급시사회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가족이 뭐 별건가. 함께 있으면서, 서로를 보듬어주는 게 가족이겠지.

21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대가족'(연출 양우석·제작 게니우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려 배우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 양우석 감독이 참석했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가족 코미디다.

이날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 '강철비'에 이어 '대가족'으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가족'이라는 것이 변하지 않는다. 인류가 가장 보수적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 '가족'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굉장히 급하게 변화해왔다. 제가 주목한 건 그런 부분"이라며 "함무옥은 변하지 않은 가족관을 그대로 가진 분이다. 종로에 빌딩이 올라가도 본인이 지켰던 평만옥 만큼은 버텼다. '평만옥'이라는 공간은 함무옥을 대변한다. 한옥을 공부하다 보니까 일제시대 우리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셨던 개량 한옥을 종로에 많이 지었더라. 고증에 신경쓰면서 제대로 지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이 연기한 함무옥은 오랜 시간 평만옥을 지켜온 인물이다. 고지식하며, 솔직하지 못하고, 주변에 '버럭버럭' 소리지르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김윤석은 "마지막에 인간적이었지 초중반엔 인간적이지 않았다. 굉장히 결핍이 많은 인물이다. 그것 또한 나의 모습을 투영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함무옥 역할에 중점적으로 생각한 건 모자라고 못난 모습과 약한 모습을 투영해서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피가 통하지 않더라도 가족이 아닌가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윤석은 아들로 호흡을 맞춘 이승기에 대해 "이승기는 굉장히 흡수력이 좋다. 적응력도 뛰어나다. 상대 배우의 연기에 대한 리액션에 순발력이 좋다. 고조부 제사에 늦게 왔을 때 제가 사자후를 지른다. 정말 화가 난 상황이었다. 서로에게 상처를 줬던 사이였다. 근데 마지막 부탁이 '제사는 참석해라'였다. 더 이상 제사를 지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 장면을 찍을 때 이승기 얼굴을 보면 굉장히 놀란 표정이 있다. 그런 부분들이 저에겐 재밌는 시간이었다. 저희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촬영했다. 숙소에 앉아서 박수영과 함께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승기는 "'대가족' 촬영 현장이 촬영장이자, 교육의 현장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눠주시고, 제가 김윤석 선배의 팬이었기 때문에 선배와 연기할 기회가 있길 바랐다. 이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분과 호흡하면서 배울 수 있는 건 큰 영광이었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승기는 이번 작품을 위해 직접 삭발을 감행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승기는 "오늘 시사회를 해보니 제가 삭발한 게 대단하구나 싶다. 양우석 감독님과 김윤석 선배만 보고 이 영화를 선택했다. 삭발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삭발이 그렇게 어려웠나 싶다. 근데 다른 배우가 그랬다고 생각하면 대단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함께 삭발한 박수영 선배도 큰 결심을 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이승기는 "매일 아침 촬영 전에 함께 밀었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에 박수영은 "이승기가 고민을 안 하는데 제가 뭘 고민하냐. 그냥 밀었다"고 답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방여사 역의 김성령과 러브라인을 이루는 김윤석은 "김성령과는 세 번째 작품이다. 실제론 두 번째다. 처음 작품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라는 기염 뮈소 소설 원작 작품이다. 김성령과는 대화도 없이 부둥켜 안고 끝난다. 그러다 '대가족'을 찍고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서 특별출연했다. 가장 빠르게 친해진 계기는 '대가족'이다. 김성령이 없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닌데, 정말 대단한 능력이 있다. 사람을 무장해제 시킨다. 편하게 대해주고, 배려심도 뛰어난다. 주변의 분위기를 편하게 해준다. 사람들이 웃으면서 작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덕에 되게 편하게 했다. 쉽지 않은데 김성령과 제 생일이 보름 차이 밖에 안 낸다. 정말 친하게 지냈다"며 "뽀뽀하는 건 편했다. 제가 먼저 눈 감고 가만히 있을테니까 알아서 하라고 했다. 너무 쉽게 했다. 아주 행복했다. 처음엔 걱정했는데 편안했다"고 말했다.

'대가족'은 12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