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1 (목)

'하루 다섯끼' 임금님 수라간의 비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선조 대 경로잔치 주방그림 (1767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하루 세 끼 식사를 하지만 조선 왕실에서는 하루 다섯 끼를 먹었다. 아침 수라는 오전 10시, 저녁 수라는 오후 5시며 간단한 요기 수준의 식사를 이른 아침과 점심, 밤에 먹었다. 이러한 기록은 정조가 회갑을 맞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화성 행궁에 행차한 일을 날짜별로 기록한 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이 의궤의 '찬품'에는 8일간 정조와 혜경궁이 먹은 음식과 재료, 사용된 기명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1795년 2월 11일과 14일은 특별한 이동이 없던 날로, 평상시처럼 5번의 수라상이 올랐다.

잔칫날에는 더욱 화려했다. '1892년 궁중 잔치를 기록한 의궤'에 따르면 고종은 9번의 술잔을 받았는데 술 한잔에 반찬 7가지가 담긴 안주상을 받았다. 총 63가지의 다양한 음식으로 구성된 안주상은 서울 고궁박물관 2층에서 열리는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에 모형으로 모두 나와 있다. 이 전시는 조선 최고의 음식인 '궁중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향유됐는지를 왕실 부엌에서 쓴 조리도구와 각종 기록, 그림 등 200여 점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궁중음식문화재단이 참여해 재현에 힘을 보탰다.

박물관 관계자는 "왕의 건강이 곧 나라의 안위였기에 조선 궁중음식에는 많은 이들이 관여했다"며 "궁중 남자 요리사인 숙수와 상궁, 나인뿐 아니라 내의원은 임금의 식단을 관리했고, 내시부 역시 식재료를 검수했다"며 "먼 지역에서 해산물을 진상하기 위해 말리거나 젓갈을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궁궐 부엌의 간판인 '수라간' 현판, 궁중 요리사인 '숙수'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요리하는 모습을 포착한 그림, 나무 도마와 식칼, 국자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향휘 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