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한 나라의 성공은 다른 나라의 실패"
파리 기후 협정 탈퇴 당시 교황에게 조언 구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7.07.06ⓒ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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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가 최근 회고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처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 당시 트럼프를 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독일 주간지 디 자이트(Die Zeit)가 21일(현지시간) 일부를 발췌해 게재한 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에 따르면 메르켈은 2017년 트럼프와의 첫 만남을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는 메르켈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은 "트럼프는 분명히 푸틴에게 매우 매료돼 보였다"며 "이후 몇 년 동안 독재적인 정치인들이 트럼프에게 마법을 건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메르켈은 "트럼프는 감정적으로, 나는 사실적으로, 우리는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게 목적이 아닌 것 같았다"며 "그는 대화 상대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고 만드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메르켈은 트럼프가 모든 것을 부동산 사업가의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평가했다. 메르켈은 "트럼프에게 있어 모든 국가는 서로 경쟁하고 있었다"며 "한 나라의 성공은 다른 국가의 실패였다. 그는 협력이 모든 사람을 번영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고 묘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추진할 때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켈은 교황에게 이름을 밝히지 않고 중요한 사람들과 의견이 다를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이에 "교황은 내 말을 즉시 이해했고 간단하게 답했다"며 "구부리고, 구부리고, 구부리되 부러지지 않도록 하라"고 메르켈은 적었다.
메르켈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파리 기후 협약 탈퇴, 이란 핵합의 파기,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 등 여러 쟁점을 두고 마찰을 빚어왔다. 2017년 당시 트럼프는 메르켈과의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을 무시하면서 양국 간 소원한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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