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을 쥐고 있는 엔비디아가 20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AI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I 칩에 대한 여전한 수요가 확인됐지만, 앞으로의 성장세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8∼10월) 350억8000만달러(49조1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 331억6000만달러를 넘겼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고, 순이익은 193억달러로 106% 급증했다. 특히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08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288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오는 4분기 매출 역시 375억달러(±2%)를 제시해 시장 예상치(370억8000만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90% 가까이를 차지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이 엔비디아로부터 AI 칩을 대량으로 사들여 AI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돈을 쏟아붓고 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챗GPT 등장 이후 3년 차에 접어든 AI 열풍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늠자로 여겨졌다.
4분기에도 3분기보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AI 칩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엔비디아 AI 칩에 들어가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를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공급을 앞두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황에도 직접적 영향이 있다.
하지만 AI 열풍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식어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은 262%, 2분기는 122% 급증했는데, 3분기는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4분기는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6% 증가에 그치게 된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은 15.3%, 2분기 대비 3분기 매출은 16.7% 늘었다. 그러나 엔비디아 전망대로라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6.9%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만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이 수요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의 본격적인 생산 및 출하는 4분기부터 시작되며, 내년 몇 분기 동안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11월∼1월)에는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블랙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블랙웰이 맞춤형으로 설계된 서버 랙에 연결됐을 때 과열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빅테크의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00% 급등하면서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4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0.76% 내린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2.53% 하락했다.
카슨 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라이언 디트릭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엄청난 실적 상승에 익숙해졌다”며 “이제 그런 성과를 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실적 보고서도 여전히 매우 견조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짧게 살고 천천히 죽는 ‘옷의 생애’를 게임으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