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야당에 법안 통과 협조 요청
27일 경제재정 소위서 논의 시작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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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나라살림 적자 폭이 91조 원에 달하는 가운데, 정부와 국민의힘은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국가부채나 재정수지 등의 한도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해 재정준칙 입법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 대표는 “‘돈을 아끼겠다, 돈을 무조건 안 쓰겠다, 국민에게 인색하게 쓰겠다’는 취지가 전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서 반드시 재정 준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정준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며 “‘정권마다 추진해온 재정준칙을 이번에 한 번 법제화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송언석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께서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 같은데 그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기 말 국가채무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50% 수준에서 엄격하게 관리해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준칙 법제화’라는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준칙이 도입되면 재정의 역할을 제약한다는 우려가 있으나 재정운용의 예측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이 제고돼 재정 본연의 역할을 더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은 “우리나라는 재정 건전성이 무너지면 국가 신용등급이 무너지게 돼 있다”며 “예산을 무조건 아끼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건전성 기조를 해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꼭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때문에 재정건전성 부분이 항상 걱정된다”며 “저출산·고령사회와 맞물려서 재정 준칙 문제는 정말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원내사령탑인 추 원내대표는 재정준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재정준칙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번번이 좌초돼 아직 재정준칙 법제화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큰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이 앞장설 것이고 야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재정준칙 법제화’는 20대, 21대 국회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21대 국회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임 문재인 정권에서 늘어난 국가부채를 관리하고 건전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다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사경법) 통과가 우선이라며 맞섰고, 국민의힘이 이에 반대하면서 논의는 공회전하다 재정준칙은 도입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도 국민의힘은 송언석 의원의 대표 발의로 재정준칙을 도입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총액의 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도 2% 아래로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13일 기재위 산하 경제재정소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이후 아직까지 논의되지 않았다. 기재위 경제소위 관계자는 “27일 회의를 열어 안건으로 상정된 법안을 논의하려 한다”며 “다만 아직 법안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변수는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동의 여부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9일 “대통령실은 여야의 양극화 사업을 예산심의 과정에서 수용하겠다고 하는데, 정작 일선의 정부 당국자는 증액을 반대하고 있고, 집권여당 대표는 재정지출 억제 입법을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초부자감세 세법개정안부터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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