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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매각 무산' 효성화학, 갈 길 먼 재무 안정화…완전 자본잠식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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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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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알짜사업' 매각으로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려던 효성화학의 계획이 틀어졌다. 효성그룹 전체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효성화학의 극심한 경영난에 경영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이 추진 중인 특수가스 사업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효성화학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특수가스 사업 매각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며 "특수가스사업 매각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효성화학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당초 양측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지분 100%를 1조3000억원대에 사고파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속도를 내지 못하던 양측의 협상은 반도체 업황 부진과 맞물려 매각가에서 큰 이견을 보이며 끝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스틱 컨소시엄은 매각가를 1조원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 등에서 이물질 세척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등을 생산한다. 연산 8000t 규모 생산 설비를 갖춰,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위 SK스페셜티와 2위 중국 페릭에 이어 3위인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부채비율 '9779%'…기댈 곳은 지주사 효성뿐

알짜 사업까지 떼어낼 정도로 현재 효성화학의 재무구조는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당초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 매각 대상을 지분 49%로 제한했다가, 경영권까지 매각키로 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효성과 HS효성이 독립경영을 시작한 만큼 효성화학의 재무구조 개선이 큰 과제로 지목됐다. 지속적으로 경영난을 겪는 효성화학의 재무 위기가 그룹 전체로 전이될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효성은 올해 초 지주사인 효성을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찍어 1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한 데 이어 9월에도 효성의 도움을 받아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는 3조178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779%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021년 522.1%, 2022년 2631.8%를 기록하며 3년 연속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이자 비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효성화학이 올해 3분기 2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사이 올해에만 1371억원의 이자 비용을 지출했다

'조 단위' 자금조달 실패…신용등급 강등 압력 커져

효성화학이 사업부 매각을 통한 '조 단위'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재무구조 안정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본업의 지속적인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부진과 맞물려 특수가스 사업 매각가가 기존 예상보다 낮아진 만큼 추가적인 사업 매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효성화학은 현재 내장 필름(TAC) 사업부와 친환경 신소재 폴리케톤 사업부 매각을 위해 잠재 매수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완전 자본잠식을 앞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더욱 커졌다. 신용등급 위험도까지 커지면서 추후 자금조달의 난항도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효성화학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다만 신용등급은 BBB+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위원은 "차입금이 증가하고, 장기간 손실 누적 등으로 미흡한 재무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만기 구조가 단기화되는 유동성 대응 부담도 점증하고 있으며, 비우호적인 폴리프로필렌 수급 환경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수익성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방안들의 조속한 마무리 여부가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며 "재무 구조 개선 방안들의 성과 도출이 지연될 경우 실적 부진 지속과 미흡한 재무 구조에 따른 유동성 대응 부담 확대나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 등으로 신용도 하향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정 기자 d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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