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 판단 기준 필요…집단별 다른 정책 접근 마련”
‘게임 저작권,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토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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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창작물에 비해 침해 여부 판단 기준이 복잡하고 모호한 게임 저작권 보호를 위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과 임오경 의원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게임 저작권,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다른 분야와 달리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복잡하고 관련 사례도 많지 않은 게임 저작권 보호를 위한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한국저작권위원회 김찬동 법제연구팀장에 따르면 게임 저작권의 경우 어문, 음악, 미술, 영상, 컴퓨터프로그램 등 다양한 저작물이 혼합된 형태로 법률에 따라 규정이 상이하다. 국제 조약에서는 어문저작물로 규정하나 국내 게임법상에서는 영상저작물에 저작권법상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규정한다. 대법원의 경우 다양한 저작물이 결합한 복합적 성격의 저작물로 판단했다. 음악, 영상 등 다른 저작물에 비해 저작권 침해 여부 판단이 복잡하다.
이에 대한 사례 중 하나는 지난 2019년 대법원이 내린 킹의 ‘팜히어로사가’에 대한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의 ‘포레스트매니아’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판결이다. 국내 저작권법은 아이디어와 표현 이분법 기준에 따라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고 표현만을 보호해왔다. 또 합체 이론에 따라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제한적일 경우 표현도 보호하지 않았다.
이에 ‘팜히어로사가’ 소송에서 1심과 2심은 ‘포레스트매니아’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봤다. 반면 대법원은 ‘포레스트매니아’ 개발자가 ‘팜히어로사가’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따라 주요 구성요소들을 사용했다(의거성)고 봤고 두 게임이 실질적으로 같거나 유사하다(실질적 유사성)고 판단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각 요소가 결합한 결과물을 살핀 셈이다.
그러나 세 번째 발제자인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에 따르면 이런 판단 기준도 법리적으로는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최근 진행 중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에 대한 웹젠의 ‘R2M’의 저작권 침해 소송의 경우 1심 판결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포레스트매니아’의 경우 1심에서 부정경쟁행위 침해를 인정했으나 2심은 인정하지 않았고 대법원은 해당 여부에 판단하지 않았다.
여기에 저작권 분쟁의 유형도 게임 저작권 분야는 다소 다른 편이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저작권 분쟁의 유형은 크게 게임 콘텐츠의 유사성에 따른 저작권 분쟁, 불법복제와 유사한 불법 서버 운영, 직원들의 전직으로 인해 발생하는 저작권 분쟁 등이다. 이중 직원들의 전직으로 발생하는 저작권 분쟁은 저작권 침해 외에 부정경쟁행위, 영업비밀 침해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영화나 음악에 비해 분쟁 사례가 적어 아직 법리 해석이 많이 발전되지 않았고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여러운 상황이다.
이에 강 변호사는 분쟁 감소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저작권 침해 판단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해외 국가별 게임 분쟁 사례와 기준에 대한 검토 등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게임 저작물 등록 단계에서의 이의 제도 도입 가능성 검토, 소규모 제작사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저작권 신탁 또는 위탁관리 제도 도입 등도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경희대 유창석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의 경우 불법복제에 대한 대응 정책으로 집단별로 차별화된 접근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불법복제물의 이용 및 이용 규모와 관련해 법률적인 처벌에 근거한 ‘억제이론’과 윤리적인 교육에 근거한 ‘윤리이론’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계층별로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가령 불법이용자에게는 높은 형벌을 부여하는 처벌 엄격성이 큰 영향을 미쳤으나 합법이용자에게는 영향이 없었고 불법이용의 적발 가능성을 높이는 처벌 확실성은 반대로 불법이용자에게는 영향이 없고 합법이용자에게 크게 영향을 줬다. 또 대학생 이상의 집단에게는 개인 윤리의식의 향상이 불법복제의도를 낮추는 효과가 크게 나타났지만 중고등생에게는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등의 파급효과의 향상이 효과가 컸다. 특히 불법이용 여부와 달리 불법이용 규모 측면에서는 윤리교육이 크게 효과를 발휘했다.
유 교수는 세부 제안으로 ▲저작권보호 통계모형 개선 ▲계층별 접근 방식 다양화 ▲AI 기술 활용 등 상시 대응 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또 민간차원에서도 불법적인 이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화의 불법복제가 크게 감소한 것은 넷플릭스 영향이 크다”라며 “이런 관점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윤덕 의원과 임요경 의원, 한국저작권보호원 박정렬 원장을 비롯해 토론 좌장에 황성기 한양대법학저문대학 교수, 발제자로 한국저작권위원회 김찬동 법제연구팀장, 경희대 유창석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법무법인 태평양 강태욱 변호사, 토론자로 이영민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 김경숙 상명대 교수,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센터장, 이용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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