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낼 돈은 없는데 롤스로이스 타고 도박까지...국세청 '얌체 체납자' 재산 추적

호화 생활 누리면서 탈세

4천억원 안 낸 696명 추적

고급 외제차인 롤스로이스를 타고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금전적 여유가 충분함에도 고액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얌체 체납자’에 대해 국세청이 집중적인 재산 추적에 나섰다.

21일 국세청은 “비양심 고액 체납자 696명을 대상으로 재산 추적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체납한 세금 규모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21일 국세청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도박 당첨금 등을 은닉한 체납자 216명과 허위 가등기 등으로 특수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 이전한 체납자 81명, 수입 명차를 리스하여 이용하거나 고가 사치품을 구입하며 호화·사치생활을 영위하는 399명 등 총 696명의 체납자에 대해 재산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조사 대상은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216명, 허위 가등기 등으로 가족 등에게 재산을 편법 이전한 81명, 호화 생활 체납자 399명 등이다.

부동산 분양 대행 업체 대표 A씨는 부가가치세 등 수억원을 체납한 상태에서 최근 강원랜드 슬롯머신으로 수억 원의 당첨금을 받았다. A씨는 당첨금을 수표로 받은 뒤 숨겼다. 일부는 시중은행에서 달러로 환전해 은닉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조회를 통해 당첨금 사용처를 추적하는 한편, 발행 수표의 지급 정지 및 지급 청구권 압류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 업체 대표 B씨는 부가가치세를 과소 신고해 수십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B씨는 수억 원의 리스 보증금과 고액의 월 리스료를 내면서 롤스로이스를 탔다. 또 서울 인기 지역의 고가 아파트에도 살면서 체납된 국세는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압류한 B씨 소유의 고가 아파트는 즉시 공매 의뢰하고 개인 명의로 예치한 리스 보증금을 압류 조치했다. 리스 보증금과 월 리스료의 자금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 조회와 재산 추적 조사도 한다.

국세청의 압류를 피하기 위해 소유 부동산에 허위 가등기를 설정해 특수 관계인에게 소유권을 편법 이전한 체납자들도 있었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부동산에 배우자 명의의 허위 가등기를 설정한 뒤, 국세청 압류가 들어오면 가등기를 본등기로 전환해 소유권을 배우자에게 넘기는 수법이다. 국세청은 이 같은 체납자들에 대해 부동산 명의를 원래대로 돌리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고액 체납자에 대한 집중 재산 추적 조사로 올해 10월까지 총 2조5000억원을 현금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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