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의 건물 모습.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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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거소투표권(투표소로 이동이 곤란한 사람을 위해 현재 머무는 곳에서 투표할 수 있게 한 방식)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에게 거소투표와 관련한 정보가 유효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공직선거관리 규칙 등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정신의료기관인 A병원 입원환자인 진정인은 병원 직원들에게 22대 국회의원 선거 거소투표 의사를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진정인은 보호자와 동반 외출해 자택 주소지 인근에서 투표하고 복귀했다. 진정인은 왕복 6시간이 넘는 자택에 가서 투표하도록 한 A병원이 자신의 인권을 침해를 했다며 진정을 접수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병원은 선관위가 발송한 거소투표신청서 서식과 안내문을 병동 게시판에 부착하거나 환자들에게 문서로 전달하지 않고 병동 회진 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만 구두로 안내했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현장투표를 했기 때문에 인권침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인권위 조사 결과 정신의료기관에서 거소투표 안내와 관련한 제도가 미비한 것을 확인했다. 담당자를 통해 일대일 대면으로 거소투표 확인을 받는 곳과 의사가 회진을 도는 곳 등 정신의료기관마다 안내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인권위는 “어느 병원에 입원했는지에 따라 유권자에게 투표권 행사의 고지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12월31일 기준 전국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는 5만6785명이다. 자의로 입원한 환자를 제외한 동의·보호·행정·응급환자는 3만2389명이다. 자의 입원 환자에게만 단독 외출이 허용되기 때문에 입원환자의 절반 가량은 거소투표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다.
인권위는 ‘공직선거관리 규칙’에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거소투표 안내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 복지부 장관에게는 입원 환자들에게 서면 및 구두로 선거권 등이 고지될 수 있도록 관련 조문을 신설할 것을 권고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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