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캐셔, 비정규직은 서러워서 하겠나···상여금도 수당도 ‘차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A마트에는 주 40시간을 일하는 캐셔(계산원)와 주 14~30시간을 일하는 단시간 캐셔가 같이 일한다. 같은 일을 하지만 A마트는 ‘주 40시간’ 캐셔에게만 명절상여금과 장기근속포상, 특별휴가 등을 부여했다.

간장과 된장을 만드는 B사의 생산라인에는 남성·여성이 함께 일한다. 역시 같은 일을 하는데 B사는 남성 1호봉 일급은 9만6429원, 여성 1호봉 일급은 8만8900원으로 책정했다.

A마트와 B사의 차별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 적발돼 시정 조치를 받았다. 노동부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마트·유통업체와 식품제조업체 98곳에 대해 ‘차별근절 기획감독’을 벌여 33개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차별을, 5개소에서 성차별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은 합리적 이유 없이 동종·유사 업무 종사 비정규직에게 식대, 상여금, 명절선물 등을 주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기간제법·파견법 등 현행법 위반이다. 13개 사업장은 아예 내부규정을 통해 비정규직만 경조금 등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었다.

사업장 5곳에서는 고용상 남녀 성차별이 적발됐다. 채용공고에서 특정 성별만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거나, 같은 업무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급여를 다르게 적은 업체 등이 노동부 시정 조치를 받았다.

금품 미지급도 다수 적발됐다. 60곳에서 3567명이 10억2300만원을 받지 못했다. 기간제·단시간 노동자에게 시간외수당과 연차미사용수당을 미지급한 사업장도 26곳이었다. 체불 규모는 1862명 4억200만원이었다.

이 외에 연장노동시간 한도 위반이 32곳, 육아지원 위반이 22곳 적발돼 시정 조치를 받았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노동시장 양극화 타개를 위해서는 누구라도 고용형태나 성별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아야 한다”며 “연중 릴레이 기획 감독을 통해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하는 한편, 차별 개선 컨설팅 등으로 현장 인식과 관행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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