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 45년 만에 셧다운
- 현대제철 포항2공장도 가동 중단 검토…고용 안정화 과제
- 포항서만 연이은 셧다운…市, 정부에 긴급대책 마련 요청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 포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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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 등 여파로 국내 철강업계가 장기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례없는 셧다운 행렬까지 이어지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9일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셧다운에 돌입했다. 1979년 2월28일 가동을 시작한 1선재공장은 지난 45년 9개월간 누적 2800만톤의 선재(wire rod) 제품을 생산해 왔다.
선재는 철강 반제품을 압연해 선 형태로 뽑아낸 제품으로, 강선, 와이어로프, 용접봉 등을 만들기 위한 중간 소재로 사용된다. 1선재공장에서 생산된 선재는 못·나사 등의 재료, 타이어코드, 비드와이어 등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로 활용돼 왔다.
포스코는 최근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현상의 지속, 해외 저가 철강재의 공세, 설비 노후화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폐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선재시장은 약 2억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수요는 9000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선재공장에서 생산되던 제품은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며, 1선재공장 전 직원은 이달 말까지 공장 정리 후 부내 또는 타 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1선재공장 폐쇄는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은 두 번째 셧다운이다.
현대제철도 지난 14일 포항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포항2공장에선 제강과 압연 공정이 이뤄져 왔는데 각 라인의 생산량은 각각 100만톤, 70만톤으로, 이는 현대제철 전체 생산량의 3% 수준이다. 사측은 경기 둔화로 약 1년 전부터 가동률이 떨어져 최근에는 한 달에 3~4일만 가동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포항2공장에는 현대제철 직원 약 200명과 자회사인 현대IMC 소속 직원 약 2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측은 포항2공장 인력 전원을 최대한 포항지역 공장에 배치하는 등 고용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공언했지만, 노조는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측은 “아직 폐쇄가 결정된 것은 아니고, 폐쇄 문제는 노조와 계속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 노조 역시 공장 폐쇄와 별개로 사측과 임금협상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향후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노사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포스코의 대표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조는 이미 10차례 이상의 실무진 교섭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단체교섭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만약 중노위에서 이견이 크다고 보고 교섭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권을 얻게 된다.
업계에선 중국 저가 철강재 공세에 따른 부진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753만5000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 증가했다. 2022년 대비로는 37.3%나 증가했다.
이 같은 충격에 경북 포항시는 지난 20일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유관 기관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포항시는 이 자리에서 시의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관계 기관과 뜻을 모아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원, 국내 할당제, 전기료 인하,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 신속 처리 등 ‘철강산업 위기 극복 긴급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청키로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 등이 장기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국내 철강재가 조선업계 등 타 산업과의 협상에서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그간 간헐적인 셧다운은 있었지만, 업황 부진 장기화로 연이은 셧다운이 발생하는 것은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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