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은 채 정상들과 악수…APEC 단체 기념사진 불참
[서울=뉴시스] 15일(현지시각),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인사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 제공= 일본 총리실)2024.11.21.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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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페루·브라질 남미 순방으로 본격적인 외교 데뷔전을 치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기시다 내각의 노선 계승으로 '안전 운전'에 힘썼으나, 외교 의례가 결여된 처신으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브라질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9일 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순방 성과에 대해 "세계 각국 정상들과 진솔하게 논의하고 개인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가진 첫 회담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진행한 미일 동맹 강화와 한미일 공조에 계속 노력한다는 방침이 일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첫 회담을 갖고, 기시다 전 총리가 지난해 11월에 확인한 '전략적 호혜 관계' 구축 의지를 재차 밝혔다.
요미우리는 "장기 정권으로 각국을 누빈 아베 신조 전 총리나 외무상을 4년 넘게 지낸 기시다 전 총리에 비해 이시바 총리는 외교 경험이 거의 없다"며 "외유 중에는 사전에 짜놓은 답변 내용을 충실히 지키고,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구상 등 지론은 봉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이시바 총리는 국제무대에 낯선 모습을 곳곳에서 노출했다.
[리마=AP/뉴시스]지난 16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 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2024.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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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에서는 회의 중간에 인사하러 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등에 대해 착석한 채 악수에 응하는 모습이 물의를 빚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신문에 "원래는 새 총리가 직접 인사하고 돌아다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15일의 중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가 양손으로 시진핑 주석과 악수한 것도 파문을 일으켰다고 요미우리가 지적했다.
외교 의례에서는 대등한 입장을 보이기 위해 쌍방이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선거전에서 유권자와 악수할 때 버릇이 나왔을 것"이라고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말했다.
각국 지도자들이 화목한 모습으로 담소를 나눈 것과 달리 이시바 총리는 의자에 앉은 채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또 페루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다른 3명의 정상이 양손을 앞에 두고 손바닥을 포개는 등 환영식을 지켜보는 것과 달리, 이시바 총리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을 지적하면서 산케이는 "엄숙한 표정을 짓는 윤석열 대통령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외교상의 매너로서 위화감을 지적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리마=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5일(현지시각)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4.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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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의 지시로 일본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페루 대통령에 오른 알베르토 후지모리 묘소 참배가 갑자기 정해지는 바람에 묘소 참배 후 교통 체증으로 APEC 단체 기념사진 촬영에 불참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단체사진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갑자기 발생한 사고 정체로 인해 결과적으로 대응이 곤란해졌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정상 간의 직접 협상을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정상외교는 한층 무게감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시바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와 어떻게 대치할 것인가를 묻자 "대치라는 생각을 나는 하지 않는다. 일미 협력이 미국의 국익이 된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아베 전 총리처럼 트럼프와 양호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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