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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도 '성장 둔화 조짐'에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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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및 EPS, 배 가량 급증

매출액 성장률 및 매출 총이익률 등 주요 지표 둔화 조짐

젠슨 황 등 경영진, 차세대 칩 '블랙웰' 우려 불식 나서

아주경제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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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칩 선두업체' 엔비디아가 이번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내놓은 2025회계연도 3분기(2024년 9~11월) 실적 보고에서 매출액과 희석 주당 순이익이 각각 350억8200만 달러(약 49조724억원), 0.8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1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각각 시장 예상치인 330억9000만 달러, 0.75달러를 뛰어넘는 것이다. AI 칩 사업을 맡고 있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2%나 급증한 308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2025회계연도 4분기(2024년 12월~2025년 1월)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375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371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거대언어모델(LLM)과 추천 엔진 및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해 필요한 AI 칩 '호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실적도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전 세계가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산업과 기업, 국가를 바꿔 놓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에 대한 소식도 전해졌다. 호퍼 칩(H100)보다 30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블랙웰은 지난 8월 설계상 결함 발생 소식에 이어 최근에는 과열 문제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출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상태이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이미 1만3000개가량의 시험용 블랙웰 칩이 주요 고객들에게 출하된 상태라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랙웰 출하가 이번 분기 중에 개시될 것이라며, 호퍼와 블랙웰 모두 "일부 공급 제약이 있다"면서도 "블랙웰은 2026회계연도 몇 분기 동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젠슨 황 CEO 역시 "블랙웰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우리는 이번 분기에 당초 추산했던 바보다 많은 블랙웰을 인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호조 및 블랙웰 관련 우려 불식 노력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거래에서 2.5% 가량이나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여전히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세가 차츰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2배 이상을 기록했던 매출액 성장률은 현재 94%로 내려왔고, 4분기에는 7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73.5%를 기록한 매출 총이익률 역시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자산운용사 에메랄드 인사이츠 펀드의 데이비드 볼프 선임 펀드매니저는 엔비디아가 3분기에 엄청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도, 가이던스에 대해서는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평했다. 그는 "성장 측면에서 특별한 것이 없었다"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실적 역시 다소 둔화되더라도 당분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빅테크 전문가인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에서 AI 혁명의 기반이 되는 하나의 기업이 있다...그것은 바로 엔비디아"라며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세계의 새로운 석유와 금"이라고 호평했다.
아주경제=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sotg81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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