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게이츠(왼쪽)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디(J.D.) 밴스 부통령 당선자가 20일 의사당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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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한 맷 게이츠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자격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그가 성매매 대가로 여성들에게 지급한 돈의 구체적 내역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게이츠를 조사한 연방 수사기관이 작성한 송금 서비스 벤모 사용 내역 도표를 입수했다며, 그가 성관계 상대로 지목된 여성 2명에게 각각 4025.27달러와 3500달러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0년 9월14일 기준 모든 개인 간 벤모 거래 내역’이라는 제목의 이 도표에는 게이츠를 정점으로 그의 친구들 및 여성들과의 송금 내역이 화살표로 표시돼 있다. 두 여성의 변호인인 조엘 레퍼드는 게이츠가 다른 송금 서비스 페이팔로도 성매매 대금을 보냈다며, 여성들이 받은 돈은 각각 6천달러와 4천달러로 총 1만달러(약 14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레퍼드는 게이츠의 비리 의혹을 조사한 하원 윤리위는 이런 자료를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게이츠가 여성들을 만날 때마다 통상 200~500달러를 줬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게이츠는 파티를 할 때 여성들을 불렀으며, 이들 중 한 명은 게이츠가 17살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앞서 성매매 등의 죄가 인정돼 징역 11년을 선고받은 게이츠의 지인도 자신과 그가 17살 미성년 여성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나 성매매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가 경륜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 게이츠를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은 자신을 수사한 법무부와 산하 수사기관들을 손보고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게이츠는 극우 성향을 노출해온 데다 마약 복용과 선거자금 유용 의혹도 받고 있어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제이디(J.D.) 밴스 부통령 당선자는 이날 게이츠를 공화당 상원의원 모임에 데려가 인준에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밴스는 소셜미디어 글에서 트럼프는 “그의 의제들에 충성하는” 내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게이츠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자 이날 하원 윤리위는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공개할지를 두고 회의를 열었으나 공화당 쪽 반대로 공개가 무산됐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최근 측근들에게 게이츠가 인준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통과할 가능성보다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명을 철회할 뜻은 없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문제가 많은 게이츠를 지명한 것은 다른 때 같았으면 인준을 통과하기 어려운 다른 지명자들한테서 관심을 돌리려는 책략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게이츠를 지지하지 않는 대신 다른 지명자들은 봐주지 않겠냐는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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