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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일본이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약속한 추도식이 일본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 주최로 개최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당초 지난 7월 말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관련 보도자료에서 '일본 측이 향후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매년 사도섬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만 전하고 행사 주최는 구체화하지 않았었다. 12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비를 맞고 서있다. 2024.9.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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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오는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서 강제 노역한 조선인 노동자들을 추도하는 행사가 사도시에서 열리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도둑추모식"이라고 규탄했다.
외통위 야당 위원들은 21일 성명을 통해 "윤석열정부는 (이번 추도식을 지난) 20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미 일본 언론에서는 10월 말부터 11월 24일 추도식이 열린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고 한다"라며 "일본은 한 달 전부터 알던 것을 우리 정부는 추도식 직전에야 알려왔다. 이는 국회뿐 아니라 국민을 무시한 처사로 매우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 큰 문제는 추도식 참석자 등 상세 내용도 여전히 깜깜이라는 점"이라며 "이와야 다케다 외무상은 18일 기자회견에서 '행사는 자치단체와 세계유산 등재에 관계된 민간 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일본 정부에서 어느 정도 책임 있는 인사가 참석할지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7월 사도광산이 우리 정부 동의 하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부터 매년 7~8월 사도 현지에서 사도광산 노동자를 위한 추도식이 개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라며 "이 추도식은 우리 정부가 내세운 성과중 하나인데 양국이 약속한 첫 추도식인 만큼 '사도광산'에 담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이라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피해자를 추모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윤석열정부는 도둑추모식, 깜깜이추모식으로 졸속 추진하고 있다. 우리 역사를 숨기고 싶은 것이냐. 그것이 아니라면 여전히 일본의 눈치 보기를 하는 것이냐"며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강제라는 역사적 사실조차 일본 측의 반대로 담지 못한 우리정부가 이번에는 또 뭘 내준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일각에서는 '사도광산 추도식'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 추도식이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를 위한 추도식인지조차 명백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라며 "시행 주체도 일본 정부가 아닌 민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청된 유가족들의 비용부담마저 우리 정부가 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것이 과연 '피해자'를 위한 행사가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이라도 졸속 추도식을 연기하고 추도식 관련 진행내용 및 상세 상황을 국민께 공개하고, 충분히 설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며 "다시 한번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고 의미 있고 제대로 된 추도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대응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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