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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전기차 케즘에 인기 치솟는데"…GM 한국, 하이브리드 없어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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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전환 정책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본사 차원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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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사업장이 국내에 하이브리드차 수입 판매나 생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시 마산가포신항에서 선적 대기 중인 트랙스 크로스오버 차량 모습. /GM 한국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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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내수 시장 공략이 중요한 GM 한국사업장의 경우 하이브리드 생산이나 수입 계획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본사 차원에서 전동화 전환을 위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생산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 전기차 일시 판매 부진(캐즘)과 맞물려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내연기관차 친화적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히려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연료별 국내 신차(승용·상용 포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하이브리드차 누적 등록 대수는 31만17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시장 점유율도 23.0%에 달해 올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지난 2017년 8만4684대에 불과했으나, 2019년 10만4112대로 10만대를 돌파했으며, 2022년에는 21만1304대로 20만대를 넘기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10만대 가까이 증가한 30만9164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전기차의 '캐즘(일시적 판매 부진)' 현상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의 경우 지난 2017년 2만5108대에서 2019년 8만9918대, 2020년 13만4962대로 10만대를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15만4045대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1~10월까지 전기차 신규 등록은 12만2672대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화재 우려로 인한 소비자 기피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 KG 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늘리거나 신규로 개발하는 추세다.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의 세단모델과 코나, 투싼,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타리아와 같은 다목적 차량(MPV)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인 대형 SUV 펠리세이드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아도 K5, K8,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르노는 올해 출시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와 더불어 쿠페형유틸리티차량(CUV) XM3 하이브리드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의 경우 지난 9월 출시한 첫 달 3900대, 10월 5385대를 판매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KG 모빌리티의 경우 내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SUV 토레스를 출시할 계획이며, KR10, F100 등의 모델에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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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뛰어넘어 발 빠른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더 하우스 오브 지엠에서 열린 캐딜락 전기차 리릭(LYRIQ)의 1호차 구매 협약식에 참석한 이향목 LG화학 양극재사업부 부사장과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겸 CEO, 서원준 LG 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 부사장, 토미 호세아 GMI GPSC 부사장(왼쪽부터) 등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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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GM 한국사업장의 경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생산하거나 수입 판매할 계획이 전무한 상태다. GM 미국 본사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뛰어넘고 전기차로 바로 전환하는 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다.

실제 GM은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만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얼티엄(Ultium)'을 적용한 차량을 100만대 생산하고, 30종 이상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시장에서 GM 한국사업장의 판매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월 GM 한국사업장은 국내 시장에 총 197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5.8% 감소했다. 9월에도 2632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34.4% 줄었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했지만, GM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면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술이 남아있고 과거 모델도 있으니 그룹(GM) 전체의 전략이 수정된다면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사업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생산이나 출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내연기관 정책이 강화될 경우 하이브리드차 생산이 더욱 요원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요세프 샤피로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 펠릭스 틴텔노트 듀크대 교수는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가 사라지면 미국 내 연간 전기차 등록 대수가 세액공제가 유지될 때와 비교해 31만7000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GM의 경우 내연기관차 생산 비중이 높고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추가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생산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처럼 한국사업장에서는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소형 SUV를 생산해 북미 지역 수요를 충당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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