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1973명 참여 총회
99.9% “공학 전환 반대”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남녀공학 전환 안건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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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1971명이 20일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학교 측의 공학 전환 움직임에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서울 성북구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었다. 전체 재학생 6500명 중 1973명이 참석했다. 총회 개회 정족수는 재학생 총원의 10%인 650여명인데, 이를 훌쩍 넘겼다.
총학생회는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에 대한 학생 의견 수렴’ ‘동덕여대의 총장직선제에 대한 학생 의견 수렴’ 두 가지 안건을 내놨다. 표결 방식은 비표를 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 1973명 중 1971명이 공학 전환 안건에 반대했고, 2명이 기권했다. 총장직선제와 관련해서는 1933명 중 1932명이 찬성, 1명이 기권했다. 각 안건의 표결이 끝날 때마다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총학생회는 투표 결과를 오는 21일 학교 처장단과의 면담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최현아 학생회장은 “면담에서 공학 전환 안건 자체를 철회한다면 (점거 농성 등에서) 철수할 의향이 있다”며 “의결 방법 중 학생총회가 가장 힘 있는 수단이라 선택했고, 이보다 더 많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측은 “일방적인 학사구조 개편과 교원 부족, 시설 노후화 등 여러 문제가 매년 반복되는 실정에서 ‘임명되는 총장’이 과연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 의문”이라며 총장직선제를 안건으로 상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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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에 참가한 A씨(22)는 “재학생의 3분의 1가량이 참여해 모은 의견이 뚜렷하게 객관적 지표로 나타난 점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업 거부라는 적극적인 행보를 학생들이 이어가고 있는데, 학교도 자리를 마련해서 답변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B씨(20)는 “학교가 홈페이지로 학생들의 사기를 꺾으려는 협박성 공지만 올리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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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일부 혐오 세력 등이 학생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C씨(24)는 “지금도 교문 앞에서 어떤 남성이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오늘 몇 명 왔냐’며 질문하며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더 집요해지면 사이버스토킹까지 당할까 두려운데,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대처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와 재학생 간의 소통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학교 측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통해 “불법 행위를 면밀히 보고 있다”며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동덕여대 교수 236명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일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손괴와 건물 점거가 계속되며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수업권 침해가 발생했다”며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해 수업 거부 강요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측은 “혼란한 학내 상황 속에서 학교 본부가 면담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누구보다 빨리 돈으로 학생을 겁박하는 태도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동덕여대 일부 학생들은 총학생회 등의 시위 방식에 반대하며 ‘동덕여대 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 STEP’을 꾸리기도 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주 갑작스레 발생한 폭력 시위로 학습권과 교내 구성원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제보를 위해 자료를 모으고 피해사실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 배시은 기자 sieunb@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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