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250㎞…러 군수·항공지원 어려워지고 전투기 출격 시간·비용 ↑
현재 미사일 수량 많지 않아…푸틴 "전쟁 고조시키는 것" 반발
영국의 '스톰 섀도' 미사일. (사진은 MBDA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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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사용을 승인한 '에이태큼스'(ATACMS)에 이어 '스톰 섀도'(Storm Shadow)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스톰 섀도는 영국과 프랑스가 개발한 순항미사일로, 유럽의 미사일 전문 방위산업체인 MBDA가 생산한다. 스톰 섀도의 최대 사거리는 250㎞이며, 무게는 1300㎏, 길이는 5.1m다. 프랑스는 이를 '스칼프'(Scalp)라고 부른다.
스톰 섀도는 항공기에서 발사하며 탐지를 피하기 위해 낮은 고도에서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고, 낙하해 폭발력이 높은 탄두를 폭발시킨다. 이는 강화된 벙커와 탄약고를 뚫는 데 효과적인 무기로 꼽힌다. 실제로 스톰 섀도는 크림반도 남서쪽 끝에 위치한 세바스토폴의 러시아의 흑해 해군 본부를 타격해 크림반도 전체를 러시아 해군에 위험한 지역으로 만들었다.
미사일 1발당 가격은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가깝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스톰 섀도를 신중하게 계획해 사용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방공망을 교란하기 위해 드론을 먼저 보내고 스톰 섀도를 발사한다. 이는 러시아가 쓰는 전술이기도 하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로운 미사일 사용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는 미국을 따라 스톰 섀도를 러시아 내부 타격에 쓰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에이태큼스 미사일 사용을 승인하자 영국도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스톰 섀도로 20일 러시아 내부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영국 국방부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 2024.6.14.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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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크라이나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까지 합류한 러시아군의 반격을 막아내는 것이다. 러시아 내부에서 발사해 우크라이나 내부의 주요 군사 시설과 병원 등을 파괴하고 있는 미사일과 활공폭탄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한 적은 있지만 드론은 탑재할 수 있는 폭발물이 한정적이고 대부분 탐지·요격되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부를 타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를 막는 것은 "팔 하나를 묶고 싸우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해 왔다.
전직 영국 육군 장교 출신으로 현재 영국 전략컨설팅회사 시빌린의 대표인 저스틴 크럼프는 스톰 섀도가 "우크라이나에 매우 효과적인 무기고 방호가 잘 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했다"며 "키이우가 러시아 내에서, 특히 최근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 노력을 방해하고 있는 활공 폭탄 공격에 사용되는 비행장을 표적으로 삼기 위해 (스톰 섀도 장거리 발사 승인) 로비를 벌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스톰 섀도로 타격할 수 있는 러시아 내부의 기지는 225개다. 크럼프 또한 러시아의 방공망이 스톰 섀도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발전하긴 했지만, 러시아 내부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된다면 러시아 전투기가 최전선으로 출격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늘고 군수, 지휘 통제와 항공 지원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매튜 새빌도 스톰 섀도의 투입이 방공망 위치 선정에 있어서 러시아에 딜레마가 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드론이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톰 섀도의 장거리 발사 승인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방 국가 당국자들은 스톰 섀도와 에이태큼스 투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지 회의적인 분위기다. 새빌 역시 전세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BBC는 우크라이나는 지금 미사일이 많지 않고, 영국도 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이태큼스 장거리 발사 승인 결정 이후 19일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을 승인해 비핵보유국이 재래식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및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경우에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 군인만이 이 미사일 시스템에 비행 임무를 입력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서방 전문가들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운용할 수 없고 우크라이나가 목표물 선정에 있어서 서방이 제공한 정보에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스톰 섀도의 투입이 전쟁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주장에 대해 MBDA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관련 언급을 거부했다.
크럼프는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무기가 처음 제공됐을 때, 그리고 크림반도의 흑해함대를 성공적으로 공격했을 때 러시아가 이를 더 분명히 밝혔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이 미사일은 수출되는 것"이라며 이 미사일의 모든 구매자가 다 나토와 영국 팀이 미사일을 프로그램하고 사용한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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